오늘 0시를 기해 4·10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여야는 ‘거대야당 심판’과 ‘윤석열 정권 심판’을 놓고 내달 9일까지 13일 동안 사활을 건 ‘표심구애’ 경쟁을 벌이게 된다. 유권자 입장에선 4년 만에 정치권에 주인 역할을 하는 시간이다. 사전투표는 4월 5일과 6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이번 총선 국면에 두드러진 현상은 무엇보다 ‘조국혁신당 돌풍’이다. 비례투표의향 조사에서 20% 후반대를 다투는 현실을 단순히 퇴행적이라 비판할 단계는 넘어섰다. 입시비리 등으로 2심까지 실형 선고를 받고 “비법률적 명예회복을 하겠다”며 창당과 비례 출마를 강행했음에도 54분 만에 200억 원 선거비용 펀드를 모금하는가 하면, 호남에선 대권주자 선호도마저 급등했다. 많은 사람들은 '조국 현상'의 원인을 정권에 대한 실망에서 우선 찾고 있다. ‘살아있는 권력 수사’에서 윤 대통령이 가족에게 동일한 잣대를 들이댔는지, ‘공정과 상식’이 지난 2년간 지켜졌는지에 대한 부정적 판단이 ‘조국 지지’로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친명독식 사당화’ 공천파동을 일으킨 민주당도 '조국 현상'의 다른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재명의 민주당’에 실망한 유권자 층이 조국혁신당을 대체재로 삼는 정황은 뚜렷하다. 이 대표는 조국 대표를 경쟁자로 경계할 수 있지만, 현장의 민주당 후보들은 “실망해서 투표장을 등질 지지층이 조국혁신당 덕분에 돌아왔다”며 고마워하는 처지다. 조국혁신당은 현재의 열풍이 면죄부가 될 순 없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사회 ‘내로남불’ 논쟁의 당사자인 그의 신당에 20대 지지율 0%(15일 한국갤럽)가 나왔던 게 그 증거다.
정치권은 ‘조국 열풍’ 속에 담긴 민심의 진의를 명심해 선거에 임해야 한다. 향후 13일의 선거운동 기간은 유권자의 시간이다. 민주주의와 국익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 눈에 불을 켜고 검증에 검증을 거듭해야 한다. 유권자에게 극도의 스트레스를 안기고 있는 선거임에도 주권자의 권리를 분명하게 행사해야 정치는 바로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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