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최고] 미국 연구팀, 내시경 시술자 100만 명 분석 결과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주사형 비만 치료제나 당뇨병 치료제를 쓰고 있으면 내시경검사를 받기 전에 약 사용을 중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약이 흡인성 폐렴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알리 레자이 미국 시더-시나이 의료센터 위장병 전문의 연구팀은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인기 비만 치료제이자 당뇨병 약인 ‘오젬픽’ ‘위고비’ 등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를 기반으로 한 의약품 사용은 내시경검사 후 흡인성 폐렴 위험 증가와 연관성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위장병학’에 실렸다.
흡인성 폐렴은 위 속 음식물이나 입·코에 있는 분비물 등 이물질이 폐로 흡인되면서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일반적으로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1~2주 내 회복된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환자나 만성질환자 등은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연구팀은 2018년 1월~2020년 12월 상부 또는 하부 내시경 시술을 받은 100만 명의 미국 환자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비만 치료제를 처방받은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흡인성 폐렴에 걸릴 확률이 33% 높았다. 연구팀은 폐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변수들을 보정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
비만 치료제가 체중 감량 효과를 일으키는 이유 중 하나는 소화 속도를 늦추기 때문이다. 포만감이 오래 유지되므로 음식을 먹는 양이 줄어든다. 소화가 느리다는 것은 음식이 위에 오래 머무른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내시경검사 시 일정 기간 단식해야 하지만 비만 치료제를 사용할 땐 해당 시간 내 위가 완전히 비워지지 않을 수 있다.
위에 내용물이 남은 상태에서 내시경검사를 진행하면 내용물 일부가 폐로 넘어가 폐렴 위험이 높아진다.
레자이 전문의는 “내시경검사 중이나 이후 발생하는 흡인은 치명적일 수 있다”며 “호흡 부전, 중환자실 입원, 심지어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심각하지 않은 수준이더라도 면밀한 모니터링·산소 공급·항생제 치료 등의 조치가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내시경검사로 인한 흡인성 폐렴 발생을 줄이려면 비만 치료제 사용 환자 대상 지침이 필요할 것으로 보았다.
비만 치료제 사용을 미리 중단하면 흡인 피해 사례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최소 며칠 전 비만 치료제 사용을 중단해야 할 수 있다”며 “내시경검사를 받을 예정이라면 의료진과 미리 소통하길 권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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