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부산 북구갑
20년간 보수·진보 2번씩 당선 주고받아
낙동강 벨트 최대 격전지
與 서병수, 높은 인지도 6선 도전 나서
野 전재수, 지역 민심과 현안에 정통해
세대교체, 고령화 동시 진행 표심 '안갯속'
4·10 총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28일 오전 부산 북구 덕천동 덕천교차로. 서병수(72) 국민의힘 후보가 지나가는 시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정권 교체에 이어 국회 권력 교체를 이뤄 달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비슷한 시각 전재수(53)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북구 구포동 구남농협 앞에서 “북구 주민들과 함께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부산 북구갑은 5선 중진 서 후보와 지역구 재선 현역인 전 후보가 맞붙는, ‘낙동강 벨트’의 최대 격전지다. 지난 4차례 총선에서 국민의힘 계열과 민주당 계열이 2번씩 의석을 주고받았다. 노무현 정부 당시 청와대 제2부속실장 등을 지낸 전 후보는 이 지역 토박이다. 만덕초등학교와 덕천중학교, 구덕고등학교를 다녔고 정치인 경력 대부분을 이곳에서 쌓았다. 지역 현안을 바닥까지 꿰뚫고 있는 게 장점이다. 서 후보는 부산의 거물 정치인이다. 2002년 재보궐선거에서 해운대·기장갑에서 당선된 후 내리 4선을 했고 2014년에는 부산시장에 당선됐다. 2020년 제21대 총선에서 부산진갑에 전략공천을 받아 5선 의원이 됐다. 이번에는 당의 '중진 험지 출마' 요청에 지역구를 옮겨 도전자로서 8년 만에 지역구 탈환을 노린다.
북구갑은 주택가가 많아 구도심으로 분류되는 구포동과 덕천동, 아파트 촌으로 형성된 만덕2, 3동으로 이뤄져 있다. 대체로 구도심은 국민의힘, 신도심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다. 하지만 구도심 지역이 재개발과 재건축의 영향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고, 오래된 신도심의 아파트는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어 유권자 성향 분포가 복잡해지고 있다.
북구갑의 표심은 누가 유리하다고 보기 힘든 형국이다. 덕천동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김모(49)씨는 “전재수 의원이 2번 연속 당선됐다는 것은 당만 보고 찍어주던 시절과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이번에도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전 후보에게 표를 던지는 지역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만덕동에서 40년을 산 오행순(72)씨는 “북구는 지금까지 전재수 의원 외에는 야당(민주당 계열) 후보를 뽑은 적이 없는 보수적인 곳”이라며 서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 구포동 주민 최모(60)씨도 "여당 후보를 뽑아야 지역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정권 안정론'에 힘을 실어줬다.
실제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북구에서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56.4%를 득표해 이재명 민주당 후보(39.8%)를 크게 앞섰다. 총선 여론조사는 백중세다. 지난달 18~19일 부산일보와 부산MBC의 여론조사에서 전 후보가 49.9%, 서 후보가 42.8%로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이었다. 다만 최근 전국적인 정권심판론 바람이 커지면서 같은 달 23~26일 한국일보 여론조사에서는 전 후보가 52%로 서 후보 (30%)를 오차 범위 밖으로 따돌렸다. 덕천동 주민 이정현(53)씨는 "서 후보는 해운대기장에서 4선을 하고, 다시 부산진에서 당선된 뒤 갑자기 우리 지역으로 왔다"며 서 후보가 고전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 지역에는 전통적으로 ‘샤이 보수층’이 적지 않다. 남은 기간 동안 누가 선거전의 주도권을 쥐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와 관련, 그 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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