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슨 "부활절 휴회 끝나면 '제품' 옮길 것"
당 강경파 '축출 경고'에도 법안 처리 시사
민주당 "통과 땐 의장직 지키도록 돕겠다"
미국 공화당이 또다시 ‘자당 하원의장 축출’ 기로에 놓였다.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이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예산안 처리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다. 이에 반대하는 공화당 강경파가 의장 해임 카드를 만지작거리면서, 지난해 케빈 매카시 전 의장 축출 사태가 재현될지 주목된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존슨 의장은 이날 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예산안 조항에) 몇 가지 중대한 혁신이 생겼다. 의회가 부활절 휴회(3월 25일~4월 8일)를 마친 이후 '제품'(예산안)을 옮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극한 대치하던 존슨이 달라졌다
이날 발언은 존슨 의장의 입장 변화 신호로 해석됐다. 그는 지난해 10월 조 바이든 행정부가 600억 달러(약 80조 원) 규모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한 이후 '이주민 대책에 집중해야 한다'며 여섯 달째 하원 통과를 막는 등 당내 강경파 입장을 대변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초당적 협력에 무게를 싣는 추세다. 의견 불일치를 이유로 지난해 9월 30일부터 처리를 지연시켜 온 2024년 정부 예산안을 지난달 22일 통과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이달 9일 의회가 업무를 재개하면 우크라이나 지원 논의에도 불이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CNN방송은 “존슨 의장이 휴회 기간 참모들과 우크라이나 지원 예산안 대응 경로를 조용히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힐은 존슨 의장이 △자금을 차관 형태로 제공하고 △미국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을 활용하는 방안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화 강경파, 해임건의안 제출
강경파 반대는 여전히 변수다. 특히 마저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이미 지난달 22일 존슨 의장에 대한 해임결의안을 발의했다. 현재 미 하원 공화당과 민주당 의석수는 각각 218석 대 213석으로, 민주당 전원이 해임에 찬성하면 공화당 의원 6명만으로도 의장을 해임할 수 있다. 지난해 10월 매카시 전 의장 해임 사태 때도 공화당 강경파 8명이 찬성표를 던지며 해임 표가 과반을 차지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해임 움직임이 적극적인 것은 아니어서 존슨 의장의 정치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린 의원은 해임안 제출이 “경고 차원”이라고 주장했고 다른 강경파 의원들도 반대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민주당 소속 로 카나 하원의원은 이날 폭스뉴스에 “우크라이나 예산 지원과 볼티모어 교량 복구 예산 (통과) 등 조건이 만족된다면 존슨 의장 지키기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CNN은 “이번 국면이 향후 그의 정치 경력을 결정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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