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에버랜드 판다월드서 중국 쓰촨성 판다기지로 출발
빗속에서 팬 6,000명 모여 송별...강철원 사육사 동행
에버랜드 판다월드의 인기 스타이자 '바오패밀리' 첫째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자이언트판다 '푸바오'가 1,354일의 추억을 남기고 3일 중국으로 이동을 시작한다.
삼성물산 리조트부문이 운영하는 에버랜드는 국내 최초 자연 번식으로 태어난 아기 판다 푸바오가 '새로운 판생'을 시작하기 위해 중국 쓰촨성 워룽 선수핑 기지로 이날 출발했다고 밝혔다.
푸바오는 3월 4일부터 한 달 동안 농림축산검역본부 검역관에 의해 한중 양국 규정과 조건에 따라 검역 절차를 마치고 이날 중국으로 출발했다. 푸바오는 반도체 수송에 이용되는 특수 무진동차량에 탑승한 후 에버랜드 퍼레이드 동선을 지나 장미원 분수대 앞에서 20분 동안 팬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작별 인사를 위해 푸바오 팬 6,000여 명이 모였지만 차량에 탄 푸바오를 직접 볼 수는 없었다. 대신 '푸바오 할부지'로 알려진 강철원·송영관 사육사가 팬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강 사육사는 "새로운 판생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푸바오를 지금까지 사랑해주셔서 감사하고 푸바오를 영원히 기억해 달라"고 당부했다. 송 사육사는 "팬들의 사랑 덕분에 푸바오가 잘 성장했다"며 "푸바오와 행복하고 아름다운 이야기에 1,354일 동안 함께해 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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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전 모집한 응원 메시지를 유채꽃 모양의 디자인에 담아 꽃길을 마련해 푸바오를 배웅했다. 포시즌스 가든의 대형 LED 스크린을 통해서는 푸바오 사진과 특별 영상을 띄워 이별을 아쉬워하는 팬들을 위로했다. 현장에 모인 팬들은 "자식을 떠나보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지만 푸바오의 미래를 열심히 응원하겠다"면서 푸바오의 앞날에 행복을 기원했다.
"중국서도 푸바오 소식 계속 전할 것"
푸바오는 이후 인천공항으로 이동해 중국 측에서 준비한 전세기를 타고 쓰촨성 워룽 선수핑기지로 향했다. 에버랜드는 이송 과정도 세심하게 준비했다. 푸바오의 안정을 위해 그의 단짝인 강철원 사육사가 판다월드 출발부터 중국 선수핑 기지 도착까지 함께하기로 한 것. 강 사육사는 출발 전날인 2일 모친상을 당했음에도 예정대로 푸바오와 동행하기로 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중국 측에서도 판다 전문 수의사가 일주일 전부터 에버랜드에서 이송 준비에 참여했으며 이동 기간 강 사육사와 함께 푸바오를 돌봤다.
푸바오는 가로 190㎝, 세로 130㎝, 높이 135㎝ 크기에 무게 270㎏의 케이지 안에서 이동했다. 흔들림과 외부 접촉에 따른 위험을 차단하기 위함이다. 푸바오가 타고 이동하는 비행기 기내 온도는 판다가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18도로 맞추고 기압은 일반 여객기 수준으로 유지했다. 비행 중 푸바오가 먹을 대나무·당근·사과·물 등 음식과 만일을 대비한 비상 응급 약품도 챙겼다.
한국에서 탄생한 푸바오가 중국으로 가는 것은 자이언트판다가 '국제 멸종 위기종 거래협약'에서 규정하는 멸종 위기종이기 때문이다. 판다의 국제 거래가 금지된 상태에서 중국은 판다를 임대의 형식으로 각국에 제공하는 '판다 외교'를 벌여 왔다. 푸바오처럼 짝짓기 적령기인 만 4세가 되는 판다들은 중국으로 가서 번식을 준비한다.
푸바오가 중국으로 떠나도 푸바오 팬들은 계속해서 푸바오의 소식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영 중앙통신(CCTV)이 에버랜드와 '바오 가족'을 소재로 한 영상을 공유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에버랜드 측은 "중국 CCTV와 협약을 통해 푸바오의 중국 내 생활 모습을 한국 팬들에게 꾸준히 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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