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 기각 반발, 변호인단도 불출석
검찰 "보통 국민은 상상 못할 특권"
재판부 "또 출석 안 하면 궐석재판"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돈 봉투' 살포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보석 기각 후 두 번 연속 재판에 나오지 않았다. 이례적으로 변호인단까지 불출석하자 재판부는 총선 이후로 공판을 연기하되, 그러고도 출석하지 않으면 궐석재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송 대표는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허경무) 심리로 3일 열린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그는 1일 재판 때도 보석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아 정신적 충격을 받았다며 법정에 나오지 않았고, 전날엔 참정권 침해를 이유로 옥중 단식까지 선언했다. 급기야 이날 재판에는 변호인 14명마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 불출석과 상관없이 변호인은 출석할 줄 알았는데, 재판을 전면 거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우려된다"며 "기소를 인정 못해도 출석 거부는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출석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판단하기 위해 진단서를 제출해달라고 했는데 아직도 내지 않았다"고 질책했다. 송 대표 측은 심리적 불안감을 이유로 진료가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재판부는 총선 이후인 15일로 공판을 연기하면서 "선거 결과가 발표되면 피고인의 심리적 충격도 완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단 이날마저 출석하지 않으면 송 대표 없이 재판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구속된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는 등의 경우 당사자 없이 공판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재판부는 "서울구치소와 협의해 보겠지만, 재판 진행을 멈출 수 없는 사건이라 구인영장을 발부할 수밖에 없다"면서 강제소환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검찰 측 역시 "보통 국민은 상상할 수 없는 특권을, 마치 맡겨둔 물건을 돌려달라는 듯 요구하는 게 집권여당 대표를 역임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송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에서 6억6,500만 원이 든 돈봉투를 당 관계자에게 살포하는 데 관여하고, 외곽조직인 사단법인 평화와먹고사는문제 연구소를 통해 정치자금 7억6,3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1월 구속기소됐다. 구속 상태에서 소나무당을 창당한 그는 광주 서구갑 지역구 출마를 선언한 후 총선 준비를 이유로 보석을 청구했지만 지난달 29일 기각됐다.
한편, 송 대표는 최근 서울구치소 안에서 총선 후보 TV방송 연설을 녹화하게 해달라고 구치소 측에 요청했다. 법무부는 이날 관련 법령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회신, 전례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녹화를 허가하기로 했다. 촬영은 4일 오전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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