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3일 극초음속 활공비행 탄두를 장착한 중장거리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화성포-16나’형의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전날 쏜 미사일이 불규칙한 비행 궤적으로 요격이 어려운 신형 ‘전략공격무기’임을 확인한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로써 각이한 사거리를 가진 모든 미사일들의 고체연료화, 탄두조종화, 핵무기화를 완전무결하게 실현했다”며 ‘특대 사변’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언급은 북한이 고체연료 미사일 ‘북극성-1’형을 처음 시험한 지 10년 만에 단거리, 중거리, 장거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등 다양한 형태와 사거리의 핵 미사일 무기 체계를 사실상 완성했다는 이야기다. 모든 미사일에 대해 언제든 신속한 발사가 가능한 고체연료화, 변칙 기동을 일으킬 수 있는 탄두조정화,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핵무기화까지 이뤘다면 우리에겐 치명적 위협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이 갑자기 쏜 극초음속 핵 미사일이 비행궤도까지 바꿔가며 날아올 경우 이를 완벽하게 요격하고 방어하는 건 쉽지 않다.
현재 우리 군이 이런 북한 미사일을 제대로 탐지하고 추적할 역량을 갖고 있는지도 분명하지 않다. 북한이 ‘화성포-16나’형의 사거리를 1,000㎞로 밝힌 반면 합동참모본부는 600㎞로 발표했다. 북한의 과장일 수도 있지만 우리의 탐지와 추적이 부정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마지막 단계에서 상하좌우 변칙 기동한 게 레이더엔 사라진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다. 식별도 못하는데 요격을 기대할 순 없다. 방어망의 허점이 우려되는 대목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나 이미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을 감싸고돌면서 무력화한 지 오래다. 최근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연장마저 러시아의 거부로 부결된 터라 북한의 폭주는 더 빨라질 공산이 크다. 게다가 전날 이뤄진 4개월여 만의 미중 정상 전화 통화에서 한반도 문제는 주요 이슈로 다뤄지지 않은 모습이다. 한미 동맹 강화로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는 한편 자체적으로도 북한의 미사일 공격 시 단계별 요격 체계를 좀 더 촘촘하고 이중, 삼중 두껍게 구축하는 게 시급하다. 대화의 문은 열어두면서도 최악의 상황에 대한 대비책도 강구, 국민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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