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대 중추인 2030세대 유권자 상당수가 “뽑을 정당이 없다”고 한다. 어제 본보의 청년 유권자 심층인터뷰와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그렇다. 2030세대는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스윙보터로서의 표심이 중요하게 부각됐는데, 이번 총선에선 40대 이상 타 연령층에 비해 무당층 비율이 3~4배는 높다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유권자 의식조사에서도 이번 총선에 대한 관심이나 투표 의향이 4년 전에 비해 준 것으로 나타났다. 네거티브 선거전과 미래 세대를 위한 비전 부재가 정치에 대한 환멸이나 혐오, 무관심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우리 사회의 미래에 대한 경고신호가 아닐 수 없다.
본보가 청년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심층인터뷰에는 그 이유가 잘 드러난다. 선거운동은 ‘이런 나라를 만들자’는 식이 돼야 하는데 누가 되면 끝장이라는 네거티브가 너무 많다는 지적을 한다. 또 기후 환경문제는 위기 수준을 넘어선 지 오래인데 서로 갉아먹기만 할 뿐 미래 비전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있었다. 기억에 남거나 와닿는 공약이 없다는 쓴소리도 많았다. 미래 세대에 어필할 만한 정책 공약이 부재했다는 의미다. 수도권 리노베이션, 김포 편입, 전 국민 25만 원 지원금 등 포퓰리즘성 공약에 대해선 거부감이 적지 않았다. 제3지대는 대안적 가치보다는 급조된 터라 청년 유권자들의 기대를 끌지 못했다. 비례정당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조국혁신당에 대해선 선호가 거의 없을 정도로 냉소적 태도를 보였다. ‘윤석열 정부 비토’ 외에 무슨 정책을 내세웠느냐는 것이다.
2030세대 유권자는 전체의 3분의 1에 육박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한국 사회를 이끌어갈 이들의 상당수가 선거 무관심 내지 무당층화한 데는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미래 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한 정책 개발 노력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반면 진흙탕 싸움 식의 네거티브 선거전과 막말, 자질 미달 후보 등은 공정 의식이 강한 청년 유권자들을 등 돌리게 하고 있다. 여야의 각성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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