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 사전투표가 오늘과 내일 진행된다. 2014년 지방선거 때 처음 도입했을 때만 해도 유권자의 11.5%에 그쳤던 사전투표가 지금은 본투표와 비슷하게 참여도가 높아졌다. 이틀간의 선택이 중요해진 것이다.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현재 총선결과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그런데 여야 지도부가 유리한 투표층 결집에 사활을 걸다 보니 극단적 지지층만 열광할 막말을 불사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본인도 인정하다시피 일베(극우 커뮤니티)”라고 낙인찍고, 조국혁신당은 “깡패들”, 민주당 후보들은 “쓰레기 같은 극단주의자들”이라 말하고 있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나경원 후보를 “나베”(나경원+아베·냄비의 일본어)로 불러 여성비하 논란에 개의치 않는가 하면, 황상무 전 대통령실 수석의 발언을 패러디하며 “몽둥이로 뒤통수 때려서 대가리 깨진 것 봤지. 농담이다”라고 앞서 광주에서 말했다.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이지만 생생한 묘사로 광주시민들을 ‘2차 가해’하는 기이한 언행이다.
유권자가 더욱 분노할 일은 최악의 인물들이 유력 후보로 존재하는 현실이다. 김준혁 민주당 경기 수원정 후보는 “이화여대 초대 총장 김활란씨가 해방 이후 이대 학생들을 미군 장교들에게 성상납시켰다”는 과거 발언이 드러나 해당 학교와 여성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관동군이던 박정희가 종군위안부와 성관계했다”는 취지 발언까지, 상식도 근거도 없는 망언에도 공천 취소에 머뭇거리는 민주당은 오만하기 짝이 없다. 부실한 공천 책임은 말할 것도 없고, 후보 자격이 박탈돼 다른 후보가 무투표 당선된다 해도 이 모두가 유권자 주권을 침해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논란의 후보들이 국회로 입성해 ‘면책특권’까지 누린다면 입법부가 얼마나 추락하겠나. 선거는 민주주의 꽃이다. 선관위가 ‘소쿠리 투표’ 오점을 털어내려면 공정하고 빈틈없는 투·개표 관리에 기관의 명운을 걸어야 한다. 네거티브에 기대 비방·막말로 얼룩진 선거일수록, 국민과 유권자가 적극 나서 투표로 ‘나쁜 정치’를 심판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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