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 측 "강제수사 후 불리한 진술" 반박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받는 양재식 변호사(전 특검보)가 과거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대장님'으로 지칭하며 청탁 대가로 '큰 단독주택'을 콕 집어 주문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천화동인 6호의 실소유자로 의심받는 조우형씨는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김동현) 심리로 열린 박 전 특검과 양 변호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재판에서 2014년 12월 법무법인 강남에서 만난 양 변호사가 본인에게 "나하고 영수형의 단독주택을 큰 것 하나 작은 것 하나 지을 테니 책임지고 잘 마무리 하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검찰이 '양 변호사가 박 전 특검을 영수형이라고 불렀다는 것이냐'고 묻자, 조씨는 "호칭은 '대장님'과 '영수형' 두 가지를 섞어 썼다"고 답했다. '남욱이 비용은 본인이 전부 부담할테니 증인은 짓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한 것이 맞느냐'는 물음에는 "그렇다. (주택 제공을 약속한 이유는) 구체적으로 모르겠지만 '대장동 사업에 도움을 줬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조씨는 2015년 3월 성남의뜰이 대장동 개발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민간업자들과 강원 강릉으로 당일치기 축하 여행을 갔을 때 나눴던 일화도 언급했다. 그는 "정영학 회계사가 차에서 졸면서도 김만배씨를 추켜세우는 '용비어천가'를 불렀다"면서 "형님 아니었으면 어떻게 그런 분들(박 전 특검, 양 변호사, 곽상도 전 의원 등)을 만났겠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반면 양 변호사 측은 조씨가 지난해 검찰의 강제 수사를 받은 뒤부터 피고인들에게 불리한 발언을 하고 있다며 진술의 신빙성을 문제 삼았다. 변호인이 '증인이 조사를 받으면서 박 전 특검 사건에 대한 진술을 스스로 먼저 한 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따져 묻자, 조씨는 "검찰이 먼저 강릉 여행 얘기를 꺼내서 진술했던 것 뿐"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특검과 양 변호사는 2014, 2015년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이 대장동 개발 컨소시엄을 구성할 당시 우리은행의 참여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용 여신의향서 발급을 청탁한 대가로 258억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하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들이 대장동 토지보상 자문수수료, 상가 시행이익 등의 금품과 단독주택 두 채를 약속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