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신청 비중 2년 새 10→17%
MZ세대 회생신청 전체 절반 육박
파산 원인 11%는 '투자·사기피해'
주식과 가상자산 투자 등 20대의 경제활동 영역이 확대되고 있지만, 투자에 실패해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청년들 역시 함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회생법원은 5일 '2023 개인회생·파산 사건 통계 조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개인회생절차 개시 사건은 1만9,379건으로, 2022년(1만4,826건)보다 30.7% 증가했다. 20대(1994년 이후 출생)와 30대(1984~1993년 출생)가 9,171건을 기록해 전체의 47.3%를 차지했다. 이른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절반가량을 차지한 셈이다.
개인회생은 지급불능 상태에 놓인 사람이 3~5년간 매월 정해진 금액을 갚으면 채무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30대가 30.4%로 가장 높았고, 40대가 28.5%로 뒤를 이었다.
특히 20대의 개인회생신청 증가가 눈에 띈다. 전체로 보면 비중은 아직 16.9%에 불과하지만, 2022년 2,255건에서 지난해 3,278건으로 45.3% 급증했다. 비중은 2021년 상반기 10.3%를 찍은 후 △2021년 하반기 11.0% △2022년 상반기 13.8% △2023년 상반기 16.8% 등으로 매년 커지고 있다. 법원은 최근 가상자산과 주식에 투자하는 등 20대의 경제활동 영역이 확대됐고, 그로 인한 실패도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다만 개인자산이 많지 않은 20대 특성상 총 채무액은 8,281만 원으로 가장 낮았고, 변제율은 평균 46.0%로 가장 높았다. 빚은 져도 액수가 적어 상대적으로 쉽게 갚은 것이다. 법원은 2021년 8월부터 청년층의 사회진출을 돕기 위해 채무 변제기간을 3년 미만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는데, 20대 채무자의 약 31.0%가 이 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파산을 신청한 20, 30대도 2022년과 비교해 소폭 상승했다. 20대는 1.30%에서 2.11%로, 30대는 5.04%에서 5.69%로 증가했다. 개인파산은 채무자가 빚을 갚을 수 없을 때 채무를 정리하는 절차다. 수입이나 가용소득이 없는 경우 신청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개인회생과는 다르다.
50세 이상 채무자가 전체 파산 신청자의 대부분인 76.96%을 차지했다. 파산 원인(중복선택)은 '실직 또는 근로소득 감소'(48.4%)와 '사업 실패 또는 사업소득 감소'(44.7%)가 가장 많았다. '투자 실패 또는 사기 피해'는 2022년(11.29%)과 비슷한 10.95%였다. 이 비율은 2019~2021년 2%대를 유지하다가 2022년부터 껑충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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