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C 제기한 민사소송서 배심원단 평결
'8개 혐의 기소' 형사재판에도 영향 미쳐
권씨 신병 몬테네그로에… 미국행 가능성
미국 법원에서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33)씨의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다는 배심원단의 평결이 나왔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뉴욕 남부연방법원 배심원단은 이날 열린 재판에서 권씨와 테라폼랩스가 가상화폐 테라를 안전하다고 속여 투자자들에게 거액의 손실을 입혔다는 원고 측 주장을 인정했다.
앞서 원고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1년 11월 권씨와 테라폼랩스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는 권씨의 형사재판과는 별개다. 민사재판은 피고인이 직접 출석하지 않아도 진행할 수 있다.
재판을 맡은 제드 레이코프 판사는 지난해 12월 스테이블 코인(가치안정화 코인)인 테라폼랩스가 미등록 증권을 판매해 증권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SEC 측 손을 들어줬다. 다만 테라가 안전한 자산이라고 투자자들을 속이려는 의도가 있었는지에 대해선 배심원단의 판단이 필요하다며 지난달 25일 배심원단 재판을 시작했다.
SEC는 이번 소송에서 권씨와 테라폼랩스를 상대로 거액의 징벌적 배상금을 부과하고 불법 이익을 환수해야 한다고 법원에 요청했다. SEC 측 변호인은 이날 최후변론에서 태라폼랩스의 성공 스토리가 "거짓에 기반해 지어졌다"며 "큰 스윙을 하고 빗맞았는데도 사람들에게 이를 숨겼다면 사기에 해당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평결은 권씨가 미국에서 받는 형사 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미 뉴욕 검찰은 증권 사기, 통신망을 이용한 사기, 상품 사기, 시세조종 공모 등 총 8개 혐의로 권씨를 기소한 상태다.
권씨의 신병은 여전히 몬테네그로에 묶여 있다. 몬테네그로 법원은 권씨를 미국으로 보내기로 했다가 지난달 이를 뒤집고 한국 송환 결정을 내렸다. 그런데 몬테네그로 대법원이 전날 이를 다시 따져보라며 원심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따라 권씨가 미국으로 인도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씨는 중형이 예상되는 미국보다는 한국행을 선호하고 있다.
권씨는 가상화폐 테라·루나의 폭락 위험성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숨긴 채 해당 화폐를 계속 발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는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50조 원가량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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