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1년 6개월, 집유 2년 선고
뒷돈을 받고 국회와 지방자치단체 등에 납품하는 사업 청탁을 해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운동권 출신 사업가 허인회(60) 전 녹색드림협동조합 이사장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2단독 허명산 부장판사는 5일 변호사법과 국가보조금관리법,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허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500만 원을 선고했다. 그가 이사장으로 재직했던 녹색드림협동조합엔 벌금 300만 원을 부과했다. 국회의원 동생을 내세워 청탁을 시도한 공범 A(67)씨에게도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1,500만 원이 선고됐다.
허씨는 2018년 A씨와 함께 음식물쓰레기 처리업체로부터 3,000만 원을 받고 서울시 담당 공무원에게 침출수 처리장을 인천에서 서울로 변경해달라고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또 서울시무면허 업자에게 태양광 설비 설치공사 하도급을 주고 직접 시공한 것처럼 속여 보조금을 편취한 뒤 직원들에게 임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인맥을 이용해 금품을 받고 담당 공무원에게 청탁을 시도한 걸로 보아 죄질이 좋지 않다"며 "보조금 부정지급 금액과 횟수도 적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무선도청 탐지장치 납품 청탁과 관련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조경판매업 회사로부터 생태계보전협력금 반환사업 대상지에 선정되게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선정 시 수주금액의 10%를 수수료로 받기로 한 혐의 역시 인정되지 않았다.
허 전 이사장은 386 운동권 세대의 대부로 통했던 인물이다. 1985년 고려대 총학생회장일 때 미국 문화원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2000년 새천년민주당, 2004년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아 총선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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