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만으로 지난해 영업익 넘겨
예측 넘긴 반도체 호실적에 갤럭시 S24도 지난해 수준
"메모리 실적 살고 비메모리와 시너지도 날 것"
삼성전자가 올해 1분기(1∼3월)에 증권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은 깜짝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내내 이어진 반도체 시장 침체의 긴 터널을 지나 지난해 1년치 영업이익을 1분기 만에 벌어들였다. 주력 상품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되살아났고 인공지능(AI) 응용 기능을 추가한 '갤럭시 S24' 시리즈도 인기를 끌면서 실적이 좋아졌다.
삼성전자가 5일 공시한 연결재무제표 기준 잠정실적을 보면 올해 1분기 매출 71조 원, 영업이익 6조6,000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전 분기인 2023년 4분기에 비하면 매출이 4.75%, 영업이익은 134.04% 증가했다. 지난해 1분기에 비해서는 매출이 11.37%, 영업이익은 931.2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가 이날 공시한 영업이익 6조6,000억 원은 이 회사가 지난 한 해 내내 벌어들인 영업이익(약 6조5,700억 원)보다 많다. 시장 예측 수준보다도 1조 원 이상 높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1분기 매출액을 72조 원, 영업이익은 5조2,600억 원 수준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감산·AI 돌풍 덕 깜짝 실적
삼성전자는 잠정실적 공개 때 사업부별 구체적 실적을 알리지 않는다. 업계에선 지난해 네 개 분기 내내 적자를 기록했던 반도체 중심의 디바이스솔루션(DS) 사업부가 올해 흑자로 돌아서면서 '깜짝 실적'의 일등공신이 됐다고 평가했다. KB증권과 SK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가 1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대략 1조9,000억 원에 이르는 흑자를 냈을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의 핵심 상품인 메모리반도체 D램과 낸드플래시메모리는 △지난해부터 삼성·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3대 메모리 제조사가 감산에 들어가 공급은 줄고 △정보기술(IT) 수요의 회복으로 업황이 되살아나면서 가격이 상승세를 탔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1분기 D램 가격이 최대 20%, 낸드 가격이 최대 28%까지 올랐을 거라고 봤다. 고대역폭메모리(HBM)나 데이터센터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AI 개발에 필요한 하드웨어 수요가 늘어난 것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반도체 대신 삼성전자의 수익성을 힘겹게 책임진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갤럭시 신제품 출시로 지난해 1분기와 비슷한 3조8,000억 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1월 출시한 갤럭시 S24 시리즈는 생성형 AI 등을 응용한 서비스 패키지 '갤럭시 AI'를 앞세워 흥행에 성공했다. 다만 반도체 수요 증가로 부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수익성은 지난해보다는 낮을 것으로 보인다.
"뒤처진 HBM 추격, 파운드리도 되살아날 듯"
앞으로 전망도 낙관적이다. 반도체 시장이 오랜만에 업턴(시장 상승기)에 돌입한 만큼 증권가에서는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매출은 300조 원이 넘고 영업이익은 40조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까지 SK하이닉스에 뒤진 것으로 평가되던 HBM 시장에서 12단 5세대 HBM(HBM3E) 생산을 준비하며 추격에 나섰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역시 1분기를 계기로 되살아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국투자증권 채민숙·황준태 연구원은 "D램이 2023년 4분기 흑자 전환했고 낸드의 흑자 전환 시점이 앞당겨져 메모리 전반의 실적 개선이 더 빨라질 것"이라며 "첨단 후공정 및 HBM 역량 강화로 메모리와 비메모리의 시너지도 하반기부터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