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중심 경기 부진 완화" 진단
5개월째 내수 둔화...물가 "향후 하락"
한국개발연구원(KDI)이 한국 경기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그러나 계속되는 소비 부진으로 내수는 5개월 연속 둔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KDI는 7일 발표한 ‘4월 경제동향’ 보고서를 통해 “수출이 정보기술(IT) 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회복세를 이끄는 주인공은 반도체다. 지난달 수출은 3.1% 증가(전년 동월 대비)하며, 6개월 연속 플러스(+) 행진을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일평균 수출액은 같은 기간 44.8% 급증했다. 반도체를 포함한 IT 품목 수출도 높은 증가세(38.9%)를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 회복의 온기는 부문별로 엇갈리고 있다는 게 KDI의 판단이다. KDI는 “지속되는 고금리 기조에 따라 소비가 부진한 모습”이라며 “내수 회복이 지체되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해 12월 평가에서 ‘내수 둔화’를 처음 언급한 뒤 이달까지 5개월째 내수 부진 진단을 내린 것이다. 대표적인 소비 지표인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 2월 0.9%에 그쳤고, 같은 달 승용차(-17.8%), 통신기기‧컴퓨터 판매(-10.1%)는 대폭 줄었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가 네 달 만에 하락 전환한 것도 소비 부진을 보여준다.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물가는 2월에 이어 3월에도 3.1% 올랐지만, 향후엔 상승률이 점차 하락할 것으로 봤다. KDI는 “농산물‧석유류 가격이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으나, 근원물가 상승세는 둔화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근원물가는 외부공급충격에 큰 영향을 받는 식품‧에너지 등 변동성 큰 품목을 제외한 것으로,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다. 지난달 근원물가 상승률은 2.4%로 전달(2.5%)보다 하락했다. 2월 기준 한국의 근원물가 상승률은 미국(3.9%)과 영국(4.8%),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6.4%) 등 주요국보다 낮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