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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천만 통학로 개선 나선 지자체들... 전문가 "통일된 가이드라인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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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천만 통학로 개선 나선 지자체들... 전문가 "통일된 가이드라인 먼저"

입력
2024.04.08 18: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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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송천분교 보·차도 분리 안 돼 위험
학부모들 승용차로 등하교...도로 확장 환영
스쿨존 인식 심어줄 통일된 시설 설치 강조

8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 수동초교 송천분교 앞 보·차도가 구분 안 된 도로에 학생과 차량이 함께 지나가고 있다. 임명수 기자

8일 오전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 수동초교 송천분교 앞 보·차도가 구분 안 된 도로에 학생과 차량이 함께 지나가고 있다. 임명수 기자

8일 오전 8시 40분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 수동초교 송천분교 앞. 지방도 98호선에서 학교로 이어지는 150m 구간은 1개 차로에 불과했다. 차와 아이들이 뒤엉켜 있는 것을 보는 일만으로도 아찔했다. 보행로와 차로는 색깔로만 분리돼 있을 뿐 펜스는 설치돼 있지 않았다. 더욱이 아이들 등·하교시간에는 통행이 금지돼 있는 5톤 이상 화물차도 자주 볼 수 있다는 게 이 학교 관계자의 말이다.

인근 남양주시 화도읍 가곡초교도 상황은 비슷했다. 학교는 왕복 2차로의 지방도 387호선에 면해 있지만 별도의 보행로가 없다. 시내버스와 덤프트럭, 승용차 등이 쉴 새 없이 오가지만 학생들은 건물과 차로 사이에 있는 좁은 공간으로 등하교 하고 있다.

경기 남양주시와 구리시 등 도농복합도시와 구도심 지역에 보도와 차로가 분리되지 않은 통학로가 여전히 많아 학생들의 보행권이 위협받고 있다. 지자체들이 통학로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시설개선 가이드라인이 없어 아직 중구난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 분석시스템(TASS)에 따르면 우리나라 어린이 교통사고는 2020년 8,400건, 2021년 8,889건, 2022년 9,163건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이에 남양주시는 송천분교(사업비 18억 원)와 가곡초교(79억 원) 앞 도로 확장을 위한 실시설계 용역에 착수했다. 오남읍 오남초교 앞은 도시계획도로(우회도로)를 만들어 보행자전용도로로 운영하기로 했다. 퇴계원초, 가양초, 송촌초 앞 도로도 확장한다.

경기 구리시 구리초교 통학로 개선 사업 이전(왼쪽)과 이후 모습. 구리시 제공

경기 구리시 구리초교 통학로 개선 사업 이전(왼쪽)과 이후 모습. 구리시 제공

구리시는 지난해 구리초교 앞 보·차도 분리 공사와 동인초, 구지초 보행자방호울타리 및 교통신호 개선 등에 예산 7억8,000만 원을 투입했고 올해도 갈매초, 동구초, 토평초 통학로 개선 작업에 착수한다. 의정부시도 2022년 금오초를 시작으로 매년 한 곳에 2억 원씩 투입해 화단을 만들어 보·차도 분리작업을 하고 있다.

2009년 등굣길 교통사망사고가 발생했던 성남시에서는 사고 장소인 성일중고교~동광중 350m 구간을 일방통행로로 바꿨다. 이후 보행신호 시 모든 차량의 교차로 진입이 불가능한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초·중·고교 앞 34곳에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했다.

학부모들은 지자체의 통학로 개선 노력을 반기고 있다. 다만 지자체별로 시설의 형태, 색깔 등이 제각각이라 통일된 시설 설치를 위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임재경 한국교통연구원 선임연구위원(교통안전학 박사)은 “지자체가 예산을 투입한 것은 늦은 감이 있지만 잘한 결정”이라며 “노란색 신호등, 노란색 횡단보도 등과 같이 통일된 시설을 설치해야 운전자가 쉽게 인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진 경기대 도시교통과 교수는 “자전거전용도로 만들 때처럼 획일적일 필요는 없지만 스쿨존이라는 인식을 심어 줄 '스쿨존 보·차도 설치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필요하다”며 “지자체가 아닌 정부 차원에서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명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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