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트 소주, 주력 640ml 외에 용량 다양화
홈술·캠핑 문화 확산, 페트 소주 상승세
편의점 CU, 작년 페트 매출이 병 앞질러
소주를 담는 용기 가운데 식당, 주점 등에서 흔히 접하는 초록 병에 밀려 외면받아 온 페트병이 '주류'로 올라서고 있다. 고물가 시기에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홈술족'과 산으로 강으로 향하는 '캠핑족'이 병 소주에 비해 저렴하고 잘 깨지지 않는 페트 소주의 인기를 이끌고 있다.
9일 하이트진로는 진로골드 페트 550㎖를 새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페트 소주 주제품인 640㎖보다 작은 용량이다. 하이트진로는 소비자 선호 용량인 소주 한 병 반에 맞춰 550㎖ 제품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550㎖는 고객 기호를 반영해 페트 소주 제품을 확장하는 차원인 셈이다.
경쟁사인 롯데칠성음료도 처음처럼 등 페트 소주를 640㎖ 제품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500㎖, 250㎖ 등을 선보이고 있다. 선양소주는 3, 4월에 걸쳐 GS25와 제휴해 640㎖ 페트 소주를 업계 최저가인 2,800원에 판매 중이다.
주류 회사가 용량을 다양화하고 가격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등 페트 소주 마케팅·판매에 공들이는 건 시장성을 확인해서다. 페트 소주는 재활용을 이유로 360㎖로 제한하고 있는 병 소주와 달리 여러 용량의 제품을 둬 고객 선택권이 넓다. 이런 장점에도 병 소주를 따라잡진 못했다. '소주는 병'이라는 인식이 식당·주점 고객은 물론 가정 소비자에게도 강하게 박혀 있었기 때문이다.
'소주는 병', 이젠 옛말
하지만 병 소주 독주 체제는 2021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흔들렸다.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 문화가 퍼지면서 병 소주보다 싼 페트 소주가 주목받기 시작했다. ①2022년부터 심화한 고물가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소주'로 페트 소주가 뜬 요인이다. 편의점 판매가 기준 페트 소주 100㎖당 가격은 516원으로 528원인 병 소주보다 저렴하다.
캠핑 문화 확산도 페트 소주 구매 증가에 한몫한다. ②야외 활동을 즐기는 캠핑족 입장에서 가볍고 잘 깨지지 않는 페트 소주는 병 소주보다 들고 다니기 편하다. ③저도수 열풍 역시 페트 소주의 인기를 더하고 있다. 도수가 낮아진 만큼 더 많은 양의 소주를 즐기기 위해 병보다 큰 페트를 찾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페트 소주의 상승세는 숫자로도 입증된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소주 매출에서 페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50.2%로 병(49.8%)을 처음으로 제쳤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가정용 소주의 경우 병과 페트 매출이 거의 비슷하다고 보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식당, 주점까지 더하면 병 소주 매출이 여전히 크긴 하나 페트 소주의 증가세도 분명하다"며 "페트 소주는 가지고 다니기 편한 장점을 지닌 데다 코로나19, 고물가를 거치면서 더 도드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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