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 HGV 탐지 위한 위성망 정비 협력
북한·중국 견제, 미일 안보 동맹 한층 강화
일본 역할 커져… 보통국가화 우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10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열리는 정상회담에서 극초음속 활공체(HGV)를 탐지하기 위한 위성망 정비에 협력한다고 9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속도를 내는 북한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의 안보 동맹이 대폭 강화되고 일본의 '대(對)중국·북한 견제 역할'이 커짐에 따라, 일본이 앞으로 '보통국가화', 즉 전쟁 가능한 나라로의 전환에 중요한 발판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혹독한 안보 환경에 미일 연계 강화"
기시다 총리는 8일(현지시간) 미국에 도착해 14일까지 진행되는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10일에는 미일 정상회담, 11일엔 미 국회 연설과 미국·일본·필리핀 정상회담 등 굵직한 일정을 소화한다. 일본 총리의 국빈 방미는 2015년 아베 신조 당시 총리에 이어 9년 만이다.
이날 요미우리에 따르면 미일 정상은 오는 10일 회담 후 발표할 공동성명에 HGV 탐지를 위한 일본의 저궤도 위성망 구축에 미국이 협력한다는 내용을 담을 방침이다. HGV는 음속의 5배(마하 5) 이상 속도로 저공 비행해 탐지와 요격이 쉽지 않은 미사일로, 북한과 중국이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두 정상은 또 중국과 러시아가 다른 나라의 위성을 공격하는 '킬러 위성'을 개발하는 점을 고려해 우주 감시에 대한 협력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의 초점은 중국·북한에 맞선 안보 동맹 강화다. '중국·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한다'는 명분으로 1960년 미일안보조약 체결 이래 안보 동맹에 최대 규모의 변화를 줄 것으로 보인다. 요미우리는 "일본 정부가 이번 방미에서 중시하는 것은 혹독한 안보 환경을 배경으로 한 양국의 안보·방위 분야에 대한 연계 강화"라고 짚었다.
양국은 유사시를 대비해 주일미군사령부를 재편성해 미군과 일본 자위대 간 지휘통제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양국 간 무기 공동 개발·생산도 논의할 예정이다. 북한에 대해서는 공동성명에 탄도미사일 개발 비판과 '전제 조건 없는 외교적 협상'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안보 협력 참여 범위도 확대
다국 간 안보 협력 참여 범위도 한층 넓어진다. 바이든 대통령, 기시다 총리,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11일 사상 처음으로 3국 정상회의를 열고 중국에 맞선 남중국해 3국 합동 해군 순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일본은 또 미국 영국 호주의 3국 군사동맹인 오커스(AUKUS)에 협력하고, 미국 호주와의 무인기 기술 협력도 추진한다.
앞서 2022년 12월 안보 문서에 적 기지를 공격할 수 있는 '반격 능력'을 명문화한 일본이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미일 안보 동맹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대중국 견제의 첨병 역할을 맡게 되면, 앞으로 평화헌법의 '전수방위(공격을 받았을 때만 반격)' 원칙을 버리고 전쟁할 수 있는 '보통국가'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시다 총리는 미 국회 연설에서 2015년 아베 신조 전 총리도 했던 침략 전쟁 등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생략할 것이라고 최근 지지통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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