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연합 13석, 국민의미래 19석 전망
조국혁신당 돌풍에도 제3지대 사실상 '실종'
'지민비조' '이판사판' 편법 홍보도 횡행
부작용 재확인 준연동제 개정 압박 거셀 듯
69.6%.
10일 실시된 22대 총선 비례대표 정당 투표 결과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석 비율이다. 소수 정당의 국회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취지에서 4년 전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이번에도 '꼼수' 위성정당을 허용하면서 오히려 양당 구도를 강화하는 정반대의 결과를 연출하게 됐다.
21대 국회에서 거대 양당의 비례의석 점유율은 76.5%였다. 그나마 이번 선거에서 이 비율이 다소 낮아진 것은 더불어민주당의 자매정당으로 통하는 조국혁신당의 돌풍 덕이다. 조국혁신당을 제3지대 범주에서 제외하면 소수 정당의 비례대표는 21대 국회보다 더 축소돼 사실상 실종 위기에 놓이게 됐다. 22대 국회에선 비례대표 제도 개혁에 대한 민심의 압박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연합 13석, 국민의미래 19석, 조국혁신당 12석
비례대표 선거개표가 86.26% 이뤄진 11일 오전 5시 기준, 4년 전보다 1석 줄어든 46석의 비례의석 중 거대 양당이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석 수는 32석이다.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3석(정당투표율 26.37%),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9석(37.48%)을 얻을 전망이다. 여기에 조국혁신당이 12석(23.78%)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돼 4년 전 양자구도에서 3자 구도로 전환됐다. 다만 조국혁신당이 선거운동 때부터 민주당과 '한편'임을 강조한 만큼, 순수한 제3지대는 거의 전멸 수준이다. 개혁신당이 2석(3.51%)을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게 전부다. 4년 전엔 정의당, 국민의당, 열린민주당에서 11석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민주연합은 임미애(13번) 전 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 국민의미래는 이소희(19번) 변호사, 조국혁신당은 서왕진(12번) 당 정책위의장, 개혁신당은 천하람(2번) 총괄선거대책위원장까지 당선권으로 예상된다. 역대 가장 긴 51.7㎝의 투표용지를 채운 총 38개 비례정당 중 이낙연 대표의 새로운미래, 녹색당과 정의당이 합당한 녹색정의당, 전광훈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등 34개 정당은 의석을 차지할 가능성이 없다.
의원 꿔주기, 위성정당, 선거구호… 꼼수 난무한 비례대표
비례대표를 선출하기 위해 급조된 양당의 위성정당은 4·10 총선 직후 모(母) 정당과 합당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여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취지는 더욱 퇴색할 수밖에 없다.
선거 과정에서도 제도를 악용하는 각종 꼼수가 난무했다. 투표용지 윗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이번에도 '의원 꿔주기'가 횡행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총선에서 정당 기호는 후보 등록 마감일 기준 국회의원 수로 결정하기 때문이다.
선거운동에선 지역구와 비례정당을 매칭한 줄임말들이 등장해 '러닝메이트'임을 각인시켰다. 이 역시 지역구 정당과 비례정당 간 상호 선거 운동을 금지한 원칙을 비껴가려는 꼼수였다. 조국혁신당의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 국민의미래의 '이판사판(지역구는 2번 국민의힘, 비례는 4번 국민의미래) 등의 선거구호가 만들어진 이유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야권이 과반수를 차지해도, 민주당 단독으로 과반이 안 되면 의사결정이 지연된다"며 간접적으로 민주연합의 지지를 호소했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투표용지에서 국민만 보고 찍으면 된다"며 국민의힘·국민의미래 조합을 강조했다.
다만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9일 광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과의 합당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검찰·기재부 개혁, 과학기술·노동·복지 정책 등에서 민주당보다 더 개혁적이기 때문에 합당하면 조국혁신당만의 목표가 옅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한편 두 번의 선거에서 연달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다음 선거에서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입법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거셀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2월 준연동형 유지를 선택하면서 "(위성정당 창당은) 정당방위"라면서도 "위성정당 금지 입법을 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며 4번이나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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