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에 출마한 국민의힘 중진급 후보들은 희비가 엇갈렸다. 원희룡(인천 계양을) 안철수(경기 분당갑) 등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후보 중 고전한 후보들이 있는가 하면, 권영세(서울 용산) 나경원(서울 동작을) 후보 등은 당선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험지 탈환' 명분으로 지난 21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에 패했던 지역에 재배치된 중진들 운명도 극명하게 갈렸다.
10일 오후 11시 30분 현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가 62.4% 이뤄진 가운데 권영세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졌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대통령실이 들어선 이 지역에서 권 후보는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에서 49.3% 득표가 예상돼 강태웅 민주당 후보(50.3%)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접전 끝에 당선권에 진입했다. 용산은 2016년 진영 전 의원이 민주당으로 당적을 바꿔 출마해 당선된 전력을 제외하면, 국민의힘 계열 정당이 줄곧 자리를 지켜온 보수 강세 지역이다. 윤석열 정부 초대 통일부 장관을 지낸 여권 중진 권 후보가 강 후보를 상대로 고전한 것은 이태원 참사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못한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나경원 후보는 55.56%로 류삼영 후보(44.43%)를 접전 끝에 앞서 나갔다. 나 후보는 앞서 출구조사에서 47.7%로 류삼영(52.3%) 후보에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총선 초반 각종 여론조사에서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지만, 야권의 '정부 심판론'이 확산되면서 감지된 심상치 않은 기류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됐다. 나 후보가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최소한의 저지선만은 만들어 달라"며 읍소에 나섰던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었다.
'명룡대전'으로 불리며 이번 총선 최대 격전지로 주목받았던 인천 계양을 개표 결과, 원 후보는 45.45%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54.15%)에게 밀렸다. 여당의 양지로 꼽히는 경기 성남 분당갑에 나선 안 후보도 이광재 후보와 막바지까지 박빙 경쟁을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험지 탈환' 명분으로 지난 21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에 패했던 지역에 재배치된 중진들도 어려움을 겪긴 마찬가지였다. 영남권 여야 격전지가 몰린 '낙동강 벨트'로 지역을 옮겨 출마한 조해진(경남 김해을) 서병수(부산 북갑) 후보도 힘겨운 승부를 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 후보는 48.10%로 김정호 민주당 후보(51.89%)에 뒤처졌다. 서 후보(43.04%)도 전재수 민주당 후보(55.98%)에게 10%포인트 이상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김태호(경남 양산을) 후보는 51.88%로 김두관 민주당 후보(48.11%)를 앞섰다. '지역 맹주'로 통하는 권성동(강원 강릉) 후보도 54.09%로 김중남 민주당 후보(43.58%)와 차이를 벌리면서 당선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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