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재취업 : <3> 재취업에 유리한 자격증 찾기
편집자주
인생 황금기라는 40~50대 중년기지만, 크고 작은 고민도 적지 않은 시기다. 중년들의 고민을 직접 듣고, 전문가들이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한다.
전기 지게차 건축, 꾸준히 인기
'메타-뷰'로 현실 파악이 첫걸음
수입-꿈, 사이에 균형 찾아야
Q : ‘30년 직장’에서 퇴직한 만 58세 중년 남성입니다. 반평생 헌신한 이곳에서 당연히 정년까지 조금 더 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갑작스러운 경영악화는 제 예상을 뒤집고 말았죠.
나름대로 준비했던 공인중개사 시험은 1차는 통과했으나 점점 어려워지는 2차 시험 때문에 걱정만 더 쌓입니다. 아내와 함께 창업이라도 해볼까 싶어 제과ㆍ제빵, 바리스타 자격증도 땄지만, 막상 주변을 둘러보면 온통 카페여서 창업할 엄두가 나질 않네요.
확실한 기술이나 전문 지식을 갖춘 친구들은 아직도 활발히 일하고 있는데, 이제껏 뭘 했나 싶어 자괴감에 빠집니다. 일단 고용지원센터가 운영하는 ‘신중년을 위한 재취업 설계 프로그램’에 참여했지만, 사실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아직도 실감 나지 않습니다.
A : 세상이 변하는 만큼, 직업도 일하는 방식도 다양해진 요즘이다. 퇴직을 앞두고 있거나 이미 퇴직한 중년에게 자격증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다. 국가기술자격 외에 사연 속 A씨처럼 활용 가능성이 높은 자격증도 계속해서 늘어나는 추세다.
A씨가 30년 동안 제조업체에서 주로 담당했던 업무는 △사업 관리 △경영ㆍ회계 관리 △생산 품질 관리였다. A씨는 은퇴 직후 공인중개사 바리스타 등에 관심을 가졌지만, ‘신중년 재취업 설계 프로그램’을 통해 주택관리사, 빌딩경영관리자, 경영지도사, 기술지도사, ISO 인증 심사원 등 훨씬 다양한 직업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리고 자신의 강점, 역량, 흥미, 가치와 환경을 고려해 ‘ISO 인증 심사원’을 인생 2모작 희망 직업으로 최종 선택했다.
이후 내일배움카드(300만~500만 원까지 국가에서 훈련비를 지원하는 제도)를 발급받고, 직업훈련 과정에 돌입, 불과 3개월 만에 ISO 9001, 14001, 45001 등 3개 분야의 인증 심사원 양성 과정을 모두 수료했다. 자격증 취득 이후에도 다른 심사원들과의 네트워킹을 활발히 이어가며 ‘심사원보 과정’도 수월하게 진행 중이다. 수입 면에서도 기대했던 수준의 연봉을 충분히 받는 것은 물론, ‘전문직으로 일한다’는 자부심도 생겼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떤 자격증이 퇴직자들에게 인기 있을까? 전기, 지게차, 건축, 조리사 자격증은 꾸준한 고용이 이어진다. 또, 동물보건사, 주거복지사, 전직 지원 전문가, 빅데이터 전문가, 로봇기사 등은 인구변화, 기술발전 등으로 새롭게 생겨났으나 아직까지 고용이 활발하지는 않지만, 성장 가능성이 크다.
물론, 모두가 다 아는 자격증, 인기 있는 자격증이 취업을 보장하는 건 아니다. 그래서 자격증을 준비할 때 다음 3가지를 점검해 보자. 혼자서도 가능하지만, 고용센터, 중장년 내일센터, 민간고용서비스 기관의 직업 상담사, 커리어 컨설턴트를 통해 상담을 받는다면 훨씬 수월하고 정확하다.
먼저, 자신의 커리어 히스토리를 돌아보자. 젊은 시절부터 짧게는 20년, 길게는 30년이 넘는 동안 얼마나 많은 업무를 해왔는가. 적지 않은 시간 쌓인 성과와 보상, 고비와 역경은 모두 나의 경력이며 이는 결코 만만치 않은 자산이다. 특히 이직, 승진, 스카우트 등 승승장구했던 순간을 떠올려 보면 어떤 역량 때문에 나 자신이 업그레이드됐는지 자신의 강점과 역량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생각보다 더 잘, 그리고 열심히 살아온 자신에게 “수고했다”는 말이 절로 나오기도 한다.
둘째,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하자. 최근 필자는 커리어 코칭을 하면서 ‘메타-뷰’(Meta-view)라는 단어를 종종 사용한다. 위에서 나를 내려다보듯 자기 모습을 객관적으로 점검해 본다는 의미다. 중년 인재는 특히 자신의 역량을 과대, 혹은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므로 정확한 자기 역량 점검은 재취업 설계의 시발점이자,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이렇게 검증된 강점과 역량을 토대로 재취업할 수 있는 후보 직업군을 살펴보는 것이다. 우리나라 직업 수는 1만2,823개 업종에 달한다. 특히 미래 일자리를 만드는 신직업도 계속 생기고 있다. 산림, 해양, 농업치유사, 어촌정착상담사, 주거복지사, 생활코치, ESG컨설턴트, 치매전문인력, 로봇재활사 등 중년이 도전할 만한 직업도 많다.
셋째, 미래 방향성을 분명히 하자. 중년 재취업의 경우 대부분 경제적인 면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직업을 선택하곤 한다. 물론 ‘월급을 많이 받는 직업’ ‘돈 되는 직업’도 중요하지만, 필자는 인생 후반전의 직업으로 ‘마음속 간직했던 꿈을 이뤄갈 직업’을 조심스럽게 추천한다.
국민연금, 개인연금, 퇴직연금, 주택연금, 농지연금 등 노후를 대비하기 위한 연금은 많다. 하지만, 자신이 가장 잘해왔던 분야, 오랜 기간 꿈꿔왔던 업무에 필요한 자격증이야말로 가장 확실한 연금이 아닐까.
연관기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