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 인선 후 국정쇄신 발표
변화 의지 내보일 첫 단추이지만
원희룡 임명시 야권 반발 불가피
윤석열 대통령의 신임 비서실장 후보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이 급부상하고 있다. 원 전 장관이 대통령의 신임을 두텁게 받고 있는 데다, 이번 총선에서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명룡대전'을 펼치며 맹활약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여권의 총선 패배 이후 정부가 국정쇄신 의지를 피력하는 상황에서 원 전 장관을 임명할 경우 강한 비판에 맞부딪힐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르면 14일 새 비서실장을 인선한 이후 다음주 초 대국민 담화 등의 방식을 통해 국정쇄신 방향을 발표할 계획이다. 비서실장 인선이 시기상 국정쇄신 발표보다 앞서기 때문에 정부의 국정쇄신 의지를 보여줄 첫 단추가 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13일 하루 동안 일정을 모두 비운 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와 이관섭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수석급 이상 참모들은 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전원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비서실장 후보로 기존에 물망에 오른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외에도 원 전 장관이 급부상하고 있다. 총선에서 장관 출신으로는 가장 먼저 손을 들고 험지에 출마했고, 이재명 대표의 활동 반경을 상당 수 지역구에 묶어두면서 야당 견제 역할을 톡톡히 수행했기 때문이다. 3선 의원과 제주지사 등을 역임하며 정무, 행정 경험이 두루 풍부하다는 장점도 있다. 이미 대통령인수위원회 기획위원장 재직 시절 정부 초대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된 적도 있다. 다만, 원 전 장관 측은 "지금은 지역에 인사다니는 것 외에는 신경쓰는 게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문제는 상징성이다. 원 전 장관이 정부 초대 국토부 장관인 만큼 국정 실패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김건희 여사 일가의 특혜 의혹이 제기됐던 양평고속도로 사업을 백지화하면서 쇄신의 대상으로도 지목되고 있다. 이로 인해 윤 대통령이 평소 가까웠던 원 전 장관을 임명할 경우, 향후 국정쇄신 의지를 설득하며 정국을 풀어가기에 난관이 예상된다.
당장 야당에서부터 비판이 나왔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원 전 장관 등 비서실장 후보군에 오른 여권 인사들에 대해 "대통령이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엄중하게 받아드리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권 대변인은 "돌려막기 인사, 측근 인사, 보은 인사"라며 "총선 결과를 무시하고 국민을 이기려는 불통의 폭주가 계속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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