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비수도권 6개 국립대 총장 건의 수용
2026학년도엔 2000명 증원 따라 계획 내야
정부 "후퇴 아닌 합리적 안"… 의사 반발은 여전
정부가 19일 '의대 정원 증원분 내에서 자율적으로 모집 규모를 조정할 수 있게 하자'는 국립대 총장들 건의를 수용하기로 했다. 단 2025학년도까지로 이후부턴 일단 원래 계획을 유지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2,000명에 매몰되지 않은 합리적 안'이라는 게 정부 입장이지만, '증원 백지화'를 고수하는 의사들과의 입장 차를 좁힐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후 브리핑을 통해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를 전향적으로 수용하기로 했다"며 "의대생을 적극 보호하고 의대 교육을 정상화해 의료 현장의 갈등을 해결해 나가는 하나의 실마리를 마련하고자 결단을 했다"고 밝혔다. 의대를 운영 중인 6개 지역 거점 국립대 총장들은 전날 대정부 공동 건의문을 내고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에서 증원된 의대 정원의 50~100% 범위에서 신입생을 자율적으로 모집하게 해 달라'고 건의했다.
한 총리는 국립대 총장들 건의를 받아들인 이유로 '의료 공백'을 꼽았다. 의료 공백으로 인한 피해를 그대로 방치할 수 없었고,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국민과 환자의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여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는 이어 "2025학년도 입시가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예비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불안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점, 의대 학사일정 정상화가 매우 시급하다는 점도 함께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대학별 교육 여건을 고려해 올해 의대 정원이 확대된 32개 대학에 자율적으로 모집 규모를 조정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각 대학은 2025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계획을 변경해 허용된 범위 내에서 모집 인원을 이달 말까지 결정하면 된다. 단, 정부는 2026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계획의 경우 이달 말까지 기존 2,000명 증원 내용을 반영해 확정 발표해야 한다고 조건을 달았다. 증원 계획이 흐지부지되지 않도록 미리 약속을 받아두는 셈이다.
정부는 이날의 결정을 '합리적 절충안'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관계자는 "일단 대학별 상황에 맞춰 자율적으로 조정을 하되, 증원 규모 자체는 못 박아둔 것"이라며 "여건을 갖추면 증원을 해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후퇴하는 것'도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의사단체와 전공의들과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들은 여전히 '증원 백지화'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최소 필요한 수치'라고 강조해 온 2,000명 증원의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정부로선 부담이다. 이날 결정으로 내년 의대 증원분이 최대 1,000명 줄어들게 됐기 때문이다. 여기에 2026학년도 이후도 '과학적 근거에 의한 의료계의 통일된 안이 나오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상황에 따라 내년 이후 의대 정원 규모 역시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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