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19일(현지시간) 이란에 대한 재보복 공격을 감행했다. 미국 등 국제사회의 만류를 뿌리치고 이란의 경고가 있은 지 수 시간 뒤 이란 중부 이스파한을 타격한 것이다. 공격 직전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추가 군사 행동을 취한다면 이란은 즉각 최대 수준의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물론 이란의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 원점을 목표로 정하고 제한적 공격에 그쳐 확전 위험성을 최대한 낮추려 했다. 하지만 이란이 대응에 나선다면 보복의 악순환이 이어지며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커졌다. 특히 이스라엘은 현재 이란뿐 아니라 헤즈볼라와의 교전도 확전 양상이고, 100만 명 이상의 가자지구 난민들이 대피하고 있는 라파를 향한 지상전도 준비하고 있어 중동 전역이 화약고처럼 위태로운 상황이다.
중동 정세가 이처럼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닫자, 세계의 환율·주식 시장이 출렁이고 국제 유가도 급등했다. 우리 증시는 장중 3%나 급락했다가 1.6% 하락으로 마감했고, 일본도 한때 3.5%까지 하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은 이스라엘 공격 소식에 1,392.9원까지 치솟았으나, 외환 당국의 적극적 개입 등으로 안정을 찾아 전일과 비슷한 1,381원 선으로 마감했다. 국제 유가도 한때 3%대 급등을 보이다, 상승 폭을 줄였다.
문제는 향후 금융시장과 국제 유가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점이다. 유가는 우리나라를 비롯, 전 세계 정부가 씨름 중인 물가 불안을 자극할 가장 결정적 요인이다.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작아 보이지만, 중동 정세가 더 악화한다면 세계 산유량의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해협 폐쇄 가능성도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범부처 비상 대응체계를 강화하고, 시장 동향을 관계기관 합동으로 실시간 모니터링해 즉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는 최악의 경우까지 대비할 ‘컨틴전시 플랜’도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다. 여기에 하반기 물가가 안정될 것이란 전제로 짜인 ‘상저하고’의 올해 경제 운영 방향도 서둘러 전면 수정하고, 길어지는 경기 침체에 대비할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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