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한 경찰관에 물리력 행사
"안 그래도 분위기 엉망인데..."
수원지검의 초임 검사가 술에 취해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검찰청은 신속하고 엄중한 감찰을 통해 징계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22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공판부 소속 A검사는 전날 밤 한 놀이터에서 술에 취해 누워있다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유형력(신체에 고통을 줄 수 있는 물리력)을 행사한 혐의(공무집행방해)로 입건됐다. 그는 파출소에 연행돼서도 경찰관에게 저항하며 물리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A검사는 지난해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임관한 초임 검사다.
검사의 취중 난동은 처음이 아니다. 2020년에는 인천지검 부천지청 B검사가 술에 취한 채로 택시기사의 머리를 때리고 어깨를 깨문 혐의로 기소유예(혐의는 인정되지만 죄가 가벼워 재판에는 넘기지 않는 것) 처분과 감봉 1개월 징계를 받았다. 2017년에는 수원지검 소속 C부부장검사가 만취한 채로 동석한 술집 여성 종업원에게 성매매를 요구했다가, 이를 말리는 술집 직원을 폭행한 사건도 있었다. C부부장검사는 사직했다.
수원지검은 최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제기한 '술판 의혹' 관련 검찰청이다. 해당 검찰청이 "술판 의혹은 결코 사실이 아니다"며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는 와중에, 정작 소속 검사가 외부에서 술을 먹고 경찰관을 폭행하는 '음주 비위행위'가 터진 것이다. 그래서 수원지검 내부에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재경지검 부장검사는 "수원지검이 안 그래도 부정적인 이슈로 도마에 올라 뒤숭숭한데, 막내급 검사가 사고를 쳐 분위기는 더 안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송금 의혹으로 구속수감돼 재판을 받고 있는 이 전 부지사는 최근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과 검찰청 내부에서 술을 마시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도록 회유당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검찰은 계호 교도관들의 출정일지와 음주 장소로 지목된 장소의 사진 등을 공개하면서 그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하며 진실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A검사 비위 사건은 발생 즉시 검찰총장 및 대검찰청 감찰부에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 관계자는 "사건이 검찰로 송치되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신속하고 엄중한 감찰 및 징계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