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더블헤더 1차전서 10-8 역전승
1·2위 맞대결에선 NC가 KIA에 15-4 승리
프로야구 LG의 김범석이 결정적인 순간에 쏘아 올린 만루포로 SSG 노장 투수진을 무너뜨렸다.
김범석은 2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리그 SSG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6-8로 뒤진 7회초 2사 만루에 타석에 들어서 우측 담장을 넘기는 아치를 그렸다. 김범석은 시즌 첫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기록하며 10-8 짜릿한 역전승의 주인공이 됐다.
김범석에게는 여러모로 의미가 큰 경기였다. 2023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7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은 그는 지난해에는 어깨 부상으로 1군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합류한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도 애초 염경엽 감독이 주문했던 체중조절에 실패해 지적을 받았고, 캠프 도중 내복사근 부상으로 조기귀국하는 우여곡절까지 겪었다.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그는 이후 주로 대타와 대수비로 경기에 나섰지만,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출전한 경기에서 프로무대 첫 만루포로 결승타점을 올리게 됐다. 또 김광현 고효준 노경은 등 SSG의 베테랑 투수들 앞에서 데뷔 2년 차 신예급 선수가 화력 시위를 벌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김범석의 활약 전까지 LG는 힘겨운 경기를 펼쳤다. 1회말부터 선취점을 뺏겼다. 선발 디트릭 엔스는 2사 1·2루에서 하재훈에게 2타점 적시 2루타를 얻어맞으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엔스는 계속해서 고명준에게 1타점 적시 2루타, 박성한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추가로 2점을 헌납했다.
LG도 반격에 나섰다. 2회초 선두타자 오스틴 딘의 안타와 김범석의 볼넷으로 1사 1·2루를 만들었고, 박동원이 안타로 1점을 따라붙었다. 이어진 1사 1·3루에서 구본혁이 유격수 땅볼로 3루 주자를 불러들이며 2점 차가 됐다.
타선의 지원사격에도 엔스는 완전히 무너졌다. 3회말 길레르모 에레디아가 2루수를 넘기는 안타를 때렸고, 후속 한유섬이 우월 투런포를 날렸다. 5회말에도 2사 3루에서 고명준에게 또다시 2점 홈런을 맞으며 점수 차가 2-8까지 벌어졌다. 엔스는 후속 박성한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지만, 결국 5이닝 8피안타 8실점을 기록하고 강판됐다.
그럼에도 LG 타선은 포기하지 않았다. 6회초 1사에서 김현수가 솔로홈런(시즌 3호)을 기록했고, 오스틴의 안타와 문보경의 2루타로 또다시 1점을 추가했다. 계속된 2사 3루에서 박동원이 내야안타로 3루 주자까지 불러들이며 점수는 순식간에 5-8이 됐다. SSG 선발 김광현은 6이닝 7피안타 5실점으로 마운드를 내려갔다.
LG는 바뀐 투수를 상대로도 기세를 이어갔다. 고효준에게 볼넷 3개를 얻어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후속 문보경이 바뀐 투수 노경은에게 내야안타를 쳐 6-8로 따라붙었다. 문보경 뒤에 타석에 들어선 김범석은 스무 살 위인 노경은에게 만루홈런을 때리며 10-8로 경기를 뒤집었다. 이후 LG는 7회 이우찬, 8회 박명근 유영찬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려 승리를 지켰다. 유영찬은 1.1이닝을 던지는 동안 안타를 하나도 맞지 않고 시즌 4세이브(3승1패)째를 거뒀다.
광주에서 열린 1·2위 맞대결에선 NC가 선발 전원 안타·득점을 기록하며 KIA를 15-4로 제압했다. 1위 KIA는 이날 비록 패하긴 했지만 주말 3연전 중 2승을 챙기며 1위를 고수했다. 대전에서는 삼성이 한화에 5-3으로 이겼고, 잠실에서는 키움이 두산에 8-4 승리를 거뒀다. 사직에서는 KT와 롯데가 9-9로 비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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