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 카카오메이커스와 '새활용 프로젝트'
5000명 고객으로부터 용기 직접 수거 및 세척
환경부 "햇반 등 즉석밥 용기, 재활용 가능"
CJ제일제당이 햇반 용기를 직접 거둬 생활용품 등으로 새로 만드는 '새활용'(업사이클링)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CJ제일제당은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카카오메이커스와 함께 '햇반 용기 새가버치 프로젝트'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더 많은 소비자가 햇반 용기 재활용에 동참할 수 있게 독려하는 차원에서 기획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CJ제일제당이 고객으로부터 회수한 햇반 용기를 분리 및 세척해 원료로 만들면 카카오메이커스가 이를 활용해 액세서리 등 생활용품을 만들 계획이다.
열심히 닦고 말린 햇반 용기, 재활용 안 된다고?
CJ제일제당이 이런 프로젝트를 시작한 건 햇반 등 즉석밥 용기가 '어차피 재활용이 불가능한 재질'이라는 오해 탓에 그냥 버려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인식이 퍼졌을까. 우선 구조를 알아야 한다. 모든 즉석밥 용기는 95%에 달하는 폴리프로필렌(PP)과 에틸렌비닐알코올(EVOH) 재질 필름 5%로 이뤄져 있다. 전자레인지 조리와 상온 장기 보관이 가능하도록 PP 두 겹 사이에 필름을 끼워 넣어 용기를 만든 형태다. 그래서 즉석밥 용기는 일곱 가지 플라스틱 종류 중 'OTHER'(복합재질)로 분류된다. 즉석밥 용기가 재활용이 안 된다는 인식이 퍼진 게 이 때문이다.
그러나 복합재질에 속한다고 해서 아예 재활용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즉석밥 용기는 단일 성분(PP)이 95% 가까이 되기 때문이다. 주무 부처인 환경부는 2020년 11월 "햇반 등 즉석밥 용기는 깨끗하게 세척해 분리배출하면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다른 성분이 섞여 있는 플라스틱은 재생 원료 순도를 낮추고 이 성분들을 분리하기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드는 탓에 재활용이 어려운 건 사실이다. 재활용 업체도 순도 높은 단일 물질로 만든 플라스틱류를 모아 보내야 단가를 높게 받을 수 있기에 선별장에선 즉석밥 용기를 쓰레기로 버리거나 태워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햇반 용기, 우리에게 직접 보내주세요"
CJ제일제당이 '햇반 용기 재활용'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선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회사는 ①2020년 햇반의 용기와 리드 필름 두께를 기존 제품 대비 절반으로 줄였고 ②이듬해엔 용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남은 플라스틱(스크랩)을 새로운 햇반 용기 생산에 다시 사용할 수 있는 '열성형 소재 재활용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했다. 현재 햇반 총 생산량 중 30%를 이 소재로 대체했다고 한다.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수거 체계도 직접 만들었다. 현재 서울시 청년센터(2개), 진천군(공동주택 인근 40개) 등 지방자치단체와 협업해 햇반을 포함한 즉석밥 용기를 따로 수거하는 거점을 갖춰놓았다. 여기에 2022년 1월부터 자사 온라인 쇼핑몰 CJ더마켓에서 햇반과 수거 상자를 함께 구성한 기획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 상자에 사용한 햇반 용기 20개 이상을 담아 돌려보내면 택배사(CJ대한통운)를 통해 회수되는 방식이다.
이번 프로젝트 진행 방식도 이와 비슷하다. 참여를 희망하는 소비자는 5월 1일까지 카카오메이커스 홈페이지를 통해 지원할 수 있다. 뽑힌 5,000명의 참가자에겐 수거용 박스가 제공되고 7월 1일까지 30개 이상의 햇반 용기를 담아 돌려보내면 된다. 고객이 보낸 햇반 용기로 업사이클링한 제품은 카카오메이커스에서 판매될 예정이고 수익금은 사회공헌 네트워크 행복얼라이언스를 통해 결식우려 아동을 위해 쓰인다. 장민아 CJ제일제당 ESG센터장은 "햇반 용기가 생활 속에서 더 다양하게 재활용될 수 있도록 기업·지자체와 협업 방법을 계속 찾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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