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
해열진통제의 대명사인 아스피린이 면역체계의 암세포 감지 및 면역 반응을 강화하는 작용으로 대장암 발병과 진행을 예방해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탈리아 파도바대 마르코 스카르파 박사팀은 대장암 수술 환자 230여 명의 조직 샘플을 이용해 아스피린 장기 복용이 대장암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 이런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 결과는 미국암학회(ACS) 학술지인 ‘암(Cancer)에 실렸다.
스카르파 박사는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수동적 확산을 통해 대장에서 상당량 흡수된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아스피린이 염증 억제라는 고전적 약물 메커니즘 외에 암 예방이나 치료를 보완하는 메커니즘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고 했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인 아스피린이 다양한 암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가 지금까지 다수 제시됐다.
또 아스피린을 매일 장기간 복용하면 대장암 발병률과 사망률도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작용 메커니즘은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2015~2019년 대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의 조직 샘플을 채취해 아스피린이 종양 미세 환경과 전신 면역, 암을 둘러싼 건강한 점막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분석했다.
환자 238명 중 12%인 아스피린 장기 복용자와 나머지 비복용자 간 조직 차이를 비교하고, 대장암 세포가 아스피린에 노출됐을 때 나타나는 유전자 발현 등을 확인했다.
그 결과, 아스피린 장기 복용자의 조직 샘플은 림프샘으로의 암 전이가 아스피린 비복용자보다 적었고, 면역세포의 종양 침투 수준도 더 높았다.
또 대장암 세포를 아스피린에 노출하는 실험에서는 특정 면역세포에서 종양 관련 단백질 존재를 감지해 다른 면역세포에 경고를 보내는 CD80 단백질 유전자 발현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아스피린을 복용하면 건강한 직장 점막 조직에서 CD80 발현율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높았다”며 “이 역시 아스피린이 면역체계의 종양 감시 기능을 도와준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
스카르파 박사는 “아스피린이 흡수되는 농도는 대장 내 위치에 따라 매우 다를 수 있다”며 대장암에 대한 아스피린 효과를 활용하려면 아스피린이 적절한 용량으로 대장에 도달해 효과를 낼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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