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주가조작' 의제 올려야, 선명성 부각
협상 '지렛대' 관측, '빈손 회담' 될까 우려
의제 상정 대신 '공개발언' 형태 언급 방안도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영수회담 의제로 삼는 문제를 두고 야권에서 엇갈린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경기 하남갑 당선자 등 선명성을 강조하는 강경파들이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회담 당사자인 이재명 민주당 대표 주변에서는 신중론이 감지된다. 어렵게 성사된 영수회담에서 김 여사 문제를 주요 의제로 거론할 경우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명분과 실리 사이에서 이 대표가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김건희 특검법에 가장 목소리를 키우는 추 당선자는 24일 CBS 라디오에서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사건은 고발 사주와도 연결되는 '검찰 쿠데타'의 뿌리인 사건"이라면서 "이채양명주(이태원 참사·채 상병 사망·양평고속도로·명품백 수수·주가조작 의혹)를 내걸고 총선을 치러 많은 표를 받았으니, 당대표가 대통령을 만났을 때 반드시 의제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당선자는 이어 "어떤 국회의장 후보는 (영수회담) 의제가 되면 되겠느냐고 엉뚱한 말을 하는데, '또 180석 가지고 아무것도 안 할 때가 반복되는 것 아닌가' 하는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전날 친이재명(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이 "김건희 특검 문제는 사실상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대표가 직접적으로 거론하겠느냐"며 "적절치 않다"고 한 데 대한 비판이다.
이를 두고 22대 전반기 국회의장을 노리는 추 당선자가 경쟁자인 정 의원보다 선명성을 강조해, 내부 지지를 등에 업기 위한 계산이 깔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 내부에서도 "강경한 의제가 협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채 상병 사건에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동시에 압박하는 게 전략적으로 유리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정 의원처럼 명분보다 실리를 강조하는 측면에서 김 여사 문제를 영수회담 의제로 다루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영수회담을 준비 중인 이 대표 주변에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의제 논의가 본격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일단 대통령실 반응을 보면서 대응 수위를 조절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총선 민심 수용을 명분으로 김 여사 논란 등을 정식 의제가 아닌 우회적 방법으로 제기해야 한다는 구상도 나온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한 민주당 의원은 이날 "김 여사 문제를 정식 의제로 올리는 것에 아무래도 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다"면서 "비공개 회담 전 모두발언에서 이 대표가 민감한 사안들을 총선 민심 차원에서 꺼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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