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 수입 시장서 한국 비율 6.3%
한국 기업 소비재, 중간재 설 자리 확 줄어
중국, 제조업 육성...한국 기술력 따라와
중국 사업 유지하면서 성과 내기도
2023년 중국 수입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6.3%. 중국 내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소비재와 중간재의 설 자리가 눈에 띄게 좁아졌다. 중국의 내수 기업 우선주의의 결과다. 중국이 꽤 많은 품목에서 자급률을 끌어올리면서 "한번 놓치면 되찾기 어려운 시장이 돼가고 있어 계속 붙잡고 있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기술력도 잘 통하지 않아...'중국 제조 2025'의 힘
25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한국에서 1,625억 달러(약 223조4,000억 원)어치 제품을 수입했다. 2022년보다 18.8% 줄어든 수치다. 중국의 국가별 수입국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2위에서 대만(7.8%), 미국(6.5%)에 이어 3위로 밀려났다. 무역협회가 1월 중국 수출기업 570개사를 상대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2019, 2020년 이후 대(對)중국 사업 규모를 축소하거나 아예 사업체를 철수한 경험이 있는 중국 수출 기업은 50.2%에 달했다.
한국 기업들이 설 땅이 좁아진 배경에는 중국이 2010년대 중반부터 내세운 '중국 제조 2025'가 있다. 소비재, 중간재, 완성품을 가리지 않고 생산력 키우기에 나서 상당수 품목에서 제품 경쟁력을 갖추며 자급률을 높여가고 있다. 석유화학 제품은 이미 중국 내 자급률이 90% 이상이다.
특히 한국 기업의 강점이었던 기술력도 이제 중국에서 과거처럼 통하지 않는다. 중국에 수출하는 기업의 74.2%는 무역협회의 'IT 제품 기술경쟁력'에 대한 질문에 "중국과 기술 격차가 크지 않다"고 답했다. 김희영 무역협회 중국팀장은 "특히 원자재도 중국과의 기술 격차가 작아졌고 가격 면에서 IT 제품을 제외한 모든 품목이 중국과 비교해 경쟁력에서 밀린다"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에도 노크해야...프리미엄 소비재 공략해야"
주목할 점은 이런 상황에도 무협의 조사에서 중국 수출기업 86.2%는 중국 사업의 비중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 중국 사업을 축소, 철수하지 않고 중국 상황에 맞게 사업을 이어나간 기업들은 호실적을 내기도 했다. 완성차 부품 업체 HL만도는 국내에선 물론이고 중국에서도 현대차·기아 납품 비중이 높은 와중에도 지리차와 합작 부품 회사를 만드는 등 중국 완성차 업체를 상대로 적극적으로 영업 중이다. 그 결과 중국 매출이 2019년 1조2,000억 원대였다가 지난해 1조9,000억 원대로 올라섰고 올해는 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김동수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중국 소비재·중간재 시장은 가격, 품질 등 여러 측면에서 한번 놓치면 이전 상태로 복구하기 어려운 곳이 됐다"며 "미중 갈등 등 국제 관계 이슈와 관계없이 계속 노크하고 진출해 붙잡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이유로 "(중국은) 단일 시장으로 최대 규모이고 특히 소비 수준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 기업은 프리미엄 소비재 시장 진출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부도 이런 점을 인지하고 중국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K 라이프스타일 인 상하이(K-Lifestyle in Shanghai)'를 개최했다. 프리미엄 소비재를 찾는 중국 수요에 맞춰 뷰티·퍼스널케어, 건강식품, 생활용품 등을 다룬 상담회가 열렸다. 코트라 관계자는 "상담회에 중국의 유력 바이어 100개 사와 한국기업 98개 사가 참가했다"며 "한 임산부 용품 전문기업은 현장에서 약 230만 달러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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