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 최고] 2022년에만 22만여 명이 진료받아
여성 부정맥 환자가 2018년 18만여 명에서 2022년 22만여 명으로 최근 5년 새 23.1%(연평균 5.3%) 증가했다. 2022년 부정맥으로 46만4,000여 명이 진료를 받았는데 여성 환자 비율이 48%를 차지했다. 남성 환자(24만 명)보다 술·담배를 상대적으로 적게 하는데도 환자 비율이대등해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5년간(2018~2022년) 심혈관 질환 진료 현황을 분석한 결과다.
부정맥(不整脈·arrhythmia)은 분당 60~100회 정도 뛰는 심장박동이 너무 빠르거나(빈맥) 너무 느리거나(서맥) 또는 간헐적으로 불규칙하게 뛰는 등 정상에서 벗어나는 질환이다. 가슴 두근거림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가슴이 방망이질하듯이 계속 빠르게 뛰는 경우와 간헐적으로 심장박동이 하나씩 건너뛰거나 강하게 느껴지는 경우가 해당된다. 가슴 답답함, 호흡곤란, 부종, 체중 증가, 현기증, 실신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윤창환 분당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부정맥 일종인 ‘심방세동(心房細動·atrial fibrillation)’은 심방에서 불규칙적인 전기 신호가 발생해 심장박동 규칙성을 잃어버리는데, 심장 기능 저하(심부전·心不全·heart failure) 원인이고 심방에 혈전을 만든 뒤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腦卒中·stroke)을 일으킨다”고 했다.
심실세동(心室細動·ventricular fibrillation)과 심실빈맥(心室頻脈·ventricular tachycardia)이 발생하면 돌연사할 위험이 매우 높다. 이 때문에 부정맥을 비롯한 심혈관 질환이 한국인 사망 원인 2위에 올랐다.
부정맥 원인으로는 담배와 술, 카페인을 즐겨 섭취하거나 불규칙한 수면 습관, 극심한 스트레스 등이 지적된다. 갑작스러운 기온 변화도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기에 특히 일교차가 클 때 주의해야 한다.
부정맥을 진단하는 기본 검사법은 심전도 검사다. 팔다리와 가슴에 전극을 붙여 심장의 전기적인 활동을 기록하는 검사로 보통은 누워서 10초 동안의 리듬을 기록한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24~48시간 동안 심전도 검사를 하는 ‘홀터 모니터(holter monitoring)’도 있다.
운동 부하 검사로도 부정맥을 진단한다. 운동 부하 검사는 심전도로는 부정맥이 진단되지 않고 운동에 의해 부정맥이 유발되거나 악화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때 사용한다. 러닝머신처럼 생긴 기계나 자전거를 이용해 운동 강도를 늘려가며 증상 발현, 혈압, 심장박동 수와 심전도 변화를 측정한다.
부정맥을 치료하려면 먼저 부정맥을 정확히 진단한 후 원인을 없애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약물 치료로 항부정맥 치료제가 있다. 증상이 심할 때 정맥 주사나 경구약으로 투여하는 방법도 있다.
인공 심장 박동기 이식술도 있다. 맥박이 너무 느리게 뛰어 어지러움이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유발할 때 전극선을 심장 안에 심고 전극과 연결된 전기 발생 장치를 피부 밑에 이식하는 방법이다. 심장에서 나오는 신호를 읽어 맥박이 뛰지 않을 때 정상적으로 뛰도록 해준다.
이 밖에 심장 전기 생리 검사를 이용해 부정맥 원인이 되는 조직을 찾아 고주파를 방출하고 원인 조직을 파괴해 부정맥을 완치시키는 ‘고주파 전극 도자 전제술’, 심장 안에 심는 전극선에 코일이 감겨 있어 심정지를 일으키는 심각한 부정맥(심실빈맥, 심실세동)이 생기면 자동으로 감지 및 전기 충격을 가하고 심정지를 예방하는 ‘삽입형 제세동기(除細動機·심장충격기)’ 등의 치료법이 활용된다.
변재호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심장혈관내과 교수는 “부정맥은 조기 진단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합병증과 사망을 예방할 수 있다”며 “대부분의 부정맥은 돌연사와 관련 없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이뤄져야 완치가 가능한 만큼 의심되는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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