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한 트럼프 거점서 지지율 접전
캠프 현장사무소 차리고 공략 착수
공화당이 장악한 미국 플로리다주(州)가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다시금 기회를 주고 있다. 임신중지(낙태)권 복원 공약이 유권자에게 통하는 모습이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북플로리다대가 공개한 플로리다주 내 투표 예상층 대상 여론조사(8~20일 745명)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7%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45%가 바이든 대통령을 각각 지지했다.
불과 2%포인트의 근소한 격차는 의외다. 마러라고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는 과거 경합주로 분류됐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점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2016, 2020년 대선에선 그에게 연승을 안겨 줬다. 그는 올 11월 대선 출마 선언도 플로리다가 주지사·의회 모두 공화당을 선택한 2022년 11월 중간선거 직후 마러라고 자택에서 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플로리다는 전통적으로 ‘스윙 스테이트(민주·공화 양당 지지세가 팽팽한 경합주)’로 분류돼 왔지만, 최근 선거에서는 친(親)공화당 성향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대세를 바꾼 것은 임신중지 금지법 부활이다. 원래 임신 15주까지 임신중지를 허용하던 플로리다는 2022년 6월 연방대법원이 49년간 임신중지를 연방 권리로 보장하던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뒤 이듬해 4월 임신 6주 이후 임신중지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지난 1일 플로리다주 대법원의 합헌 판결로 다음 달 1일부터 이 법이 적용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 선거 캠프는 이 금지법이 플로리다 유권자, 특히 여성의 ‘표심’을 움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3일 플로리다 탬파 방문 유세를 통해 해당 법의 입법·시행을 주도한 공화당을 맹비난하고, 재임 당시 연방대법원을 보수 우위 구도로 재편한 공화당 대선 후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호소한 배경이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도 내주 플로리다 잭슨빌을 방문해 임신중지권을 쟁점화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제 바이든 캠프의 목표는 플로리다 탈환이다. 미국 온라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바이든 캠프는 곧 힐즈버러카운티에 현장사무소를 차리고 적극적인 플로리다 유권자 구애에 착수할 계획이다. 바이든 캠프가 플로리다에 활동 발판을 만든 것은 처음이라고 매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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