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잠실역에 지은 '포켓몬 마을'
10개 계열사 동원해 IP 사업 '전력 투구'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 운영사와도 협업
26일 오후 찾은 서울 송파구 서울지하철 2호선 잠실역 일대는 노란 빛깔의 포켓몬 마을로 탈바꿈했다. 롯데지주를 포함한 롯데물산·롯데웰푸드·호텔롯데 등 10개 계열사가 '포켓몬 타운 2024 위드 롯데' 행사를 이날부터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아레나광장에서 열면서다.
초여름 날씨가 찾아온 이날 오후 포켓몬 타운 행사장 앞엔 입장을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로 붐볐다. 동시에 입장 가능한 인원이 400명으로 넉넉했는데도 개장 첫날의 대기줄은 광장 반 바퀴를 둘러싸고 약 70m 가까이 이어져 있었다.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방문객이 대부분이었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보였다.
온·오프라인 곳곳에 '포켓몬 천지'
길고 긴 기다림 끝에 광장 안으로 들어서면 모두 9개의 부스가 보인다. 가장 먼저 보이는 부스는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GO)' 운영사 나이언틱에서 입구 좌측에 차린 '트레이너 존'이다. 플레이어들이 팀을 선택해 화면상에 있는 체육관을 점령하면 이 부스의 LED 전등과 깃발이 한 시간마다 체육관을 차지한 팀의 상징색으로 바뀐다.
나머지 8개 부스는 롯데그룹 계열사들이 포켓몬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체험형 행사장으로 만들어 놓았다. 예를 들어 롯데GRS는 '이상해씨의 도넛 창고'(크리스피크림도넛·롯데리아)를 운영한다. 이곳에선 도넛 모양 링을 던져 막대 위에 꽂아 넣는 미니게임이 펼쳐진다. 롯데호텔이 차린 '잠만보의 휴식처'에선 대형 윷가락을 던지는 윷놀이를 즐길 수도 있다. 미니게임 점수에 따라 추첨을 통해 각 회사의 제품을 받을 기회도 얻는다.
광장 인근에 있는 석촌호수로 가면 포켓몬 '라프라스'와 그의 등에 업힌 '피카츄'를 볼 수 있다. 라프라스는 사람이나 포켓몬을 태우고 강이나 바다를 건너는 걸 좋아하는 포켓몬이라고 한다. 나이언틱 측에 따르면 행사 기간 동안 이 일대에서 라프라스와 피카츄가 게임 내 등장할 확률이 높아진다.
러버덕·벨리곰 이어 포켓몬... 롯데는 왜 IP 사업에 몰두하나
롯데그룹은 최근 '콘텐츠 비즈니스'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포켓몬 같은 IP와 연계된 상품·서비스·공간을 기획하는 마케팅을 뜻한다. 이번 행사는 이달 초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콘텐츠 비즈니스를 강화해 달라"고 요청한 이후 그룹 전사 차원으로 진행하는 첫 콘텐츠 비즈니스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이번 행사 외에도 롯데웰푸드·롯데칠성음료 등에서 포켓몬 IP를 활용한 라이선스 상품을 단독으로 출시하고 롯데컬처웍스와 롯데콘서트홀에서는 포켓몬 25주년 기념 애니메이션 영화 개봉과 포켓몬 애니메이션 콘서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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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포켓몬에 열중하는 건, 콘텐츠 비즈니스 사업에서 '온라인은 따라올 수 없는' 오프라인 유통사만의 장점을 십분 발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러버덕·벨리곰 등 성공 전례도 있다. 한편 롯데의 포켓몬 타운 행사는 다음 달 19일까지 열리고, 별도 입장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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