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통화 등 질문엔 '묵묵부답'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 과정에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는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이 2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사흘 만에 재출석했다.
공수처 수사4부(부장 이대환)는 이날 오전 유 관리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앞서 공수처는 26일 유 관리관을 불러 14시간가량 조사했으나, 사실관계를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어 사흘 만에 재소환한 것이다.
공수처 조사에 앞서 유 관리관은 "오늘도 성실히 답변할 예정"이라고만 짧게 말했다.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통화한 게 맞느냐' 혹은 '기록 회수 당시 누구 지시로 경북경찰청과 통화했는지' 등 취재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유 관리관은 채 상병 사망사건을 처음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지난해 7월31일과 8월1일 여러 차례 전화해 "혐의자와 혐의 내용, 죄명을 조사보고서에서 빼라"거나 "직접적 과실이 있는 사람으로 혐의자를 한정해서 이첩하라"고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해병대 수사단이 8월 2일 채 상병 사건 수사자료를 경북경찰청에 이첩하자, 그가 주도해 이 자료를 회수했다는 의혹도 있다. 공수처는 경찰에서 자료를 회수한 당일 유 관리관이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과 통화한 내역을 확보, 유 관리관이 대통령실 등 윗선의 지시를 받고 움직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앞선 조사에서 유 관리관은 "일반적 법리 등을 설명한 것일뿐 외압을 가하진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그를 상대로 이 비서관과 어떤 내용으로 통화했는지, 누구의 지시로 경찰 측과 기록 회수를 협의했는지 등에 대해 확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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