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사회연구소·빅웨이브 '탄소핫플' 보고서
온실가스 줄이는 관광·공연 등 사례 소개
세계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영국 윔블던 챔피언십은 단 2주간 열리지만, 매년 50만 명의 관객이 몰린다. 월드컵 관중의 6분의 1 수준이다. 그런데 윔블던의 탄소배출량은 지난해 3만5,894톤으로 월드컵의 100분의 1에 불과했다. 메인 스타디움 천장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전력을 사용하고, 관객이 버린 음식물 쓰레기를 퇴비로 재활용하며, 식물을 통해 자연친화적 경기장을 만드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탄소 감축을 실천했기 때문이다.
기후사회연구소와 기후청년단체 빅웨이브는 최근 세계적인 관광지와 문화 프로그램의 기후위기 대응 사례를 담은 ‘그린 핫플을 찾아라’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일 밝혔다. 다소 딱딱하고 복잡한 기존의 탄소중립 논의에서 한발 나아가 새로운 접근법을 시도해 보자는 취지다. 한빛나라 기후사회연구소장은 “관광 명소의 온실가스 감축은 관람객 인식 변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소프트 파워’가 있다”며 “해외에서 실제로 시도된 방법인 만큼 우리나라의 명소나 공연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맥주는 재사용컵에 마시는 영국 축구팬들
손흥민 선수가 주장으로 뛰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의 런던 스타디움 역시 대표적인 친환경 경기장으로 꼽힌다. 경기장 안에서 파는 맥주를 비롯해 모든 음료수는 재사용 컵에 제공된다. 경기장은 단열 성능을 높인 설계로 에너지 사용을 줄였고, 모든 전기는 재생에너지를 구매해 공급한다. 스타디움으로 배달되는 음식도 모두 태양광 트랙터 장비를 구비한 냉장트레일러로 운반해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관객 열정으로 '무한 동력' 사용하는 콜드플레이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는 2022년부터 친환경 월드투어를 시작했다. 2016~2017년 월드투어에서는 5개국을 다니는 동안 온실가스가 250만 톤이나 배출됐기 때문이다.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의 1년 탄소배출량과 맞먹는다.
콜드플레이는 우선 100여 명의 스태프와 공연장비를 가급적 비행기 대신 기차로 이동시킨다. 어쩔 수 없이 항공을 이용할 땐 음식 및 폐기물 잔류물로 만든 지속가능한 항공연료를 이용했다. 공연장 전력은 태양광 발전기와 이동식 배터리를 이용해 조달한다. 특히 관객이 뛰는 압력을 전기로 전환하는 특수 바닥재와 자전거 발전기를 설치해 관객이 직접 공연에 필요한 전력 공급에 동참하도록 유도했다.
미키마우스로 충전하는 디즈니월드
미국 플로리다의 디즈니월드는 2016년 인근 지자체와 함께 8만9,000㎢(약 2만7,000평)에 달하는 5㎿급 태양광 발전소를 지었다. 발전소는 대표 캐릭터인 미키마우스의 머리 모양이다. 2020년에도 50㎿급 태양광 발전소를 추가로 지었다. 테마파크 4개 중 2개(매직킹덤, 앱콧)에 재생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매년 5만2,000톤 이상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매년 자동차 9,300대를 운행하지 않는 효과다. 디즈니는 특히 태양광 시설 인근에 서식하는 야생생물 보존을 위해 종 다양성을 모니터링하고 벌, 나비 등의 서식지를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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