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시대를 열다’ 2024 한국포럼
이우일·안철수·안규백 등 축사도
우리 사회가 당면한 핵심 의제를 제시하고 최선의 해법을 모색하는 ‘한국포럼’의 올해 주제는 인공지능(AI)이었다. 2일 한국일보와 코리아타임스 주최로 열린 한국포럼에 참석한 주요 과학계 인사들은 “사회 모든 분야에 도입되고 있는 AI가 가져올 변혁, 이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이번 포럼에 의미를 부여했다.
올해로 열 번째를 맞은 한국포럼은 ‘K-AI 시대를 열다’라는 주제로 이날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됐다. AI가 경제, 문화, 일자리, 방위산업 등 우리 삶과 맞닿은 모든 분야에서 활용되는 상황을 감안해, 본보는 창간 70주년을 맞은 올해 한국포럼 주제를 AI로 정했다.
오전 9시 개막한 포럼 행사장에는 200여 명의 참석자들이 좌석을 가득 채웠다. 정·관계에서는 한덕수 국무총리,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등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총장, 한재준 삼성종합기술원 전문연구원,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 등 과학계와 관련 산업계 인사들이 다수 참석했다.
이우일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서울대 명예교수)은 축사에서 “세계가 AI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한 만큼 주요 국가의 AI 주도권 싸움이 치열하다“며 “우리 기술이 당면한 과제를 살펴보고 미래를 조망하는 자리가 마련돼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AI 기술 패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기술에 대한 투자와 AI 인재 확보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메모리 경쟁력과 탄탄한 제조업 기반을 갖췄고, 전 세계 세 번째로 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하고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AI가 다루는 범위가 넓고, 미국·중국처럼 자본과 인력을 뛰어넘는 투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세밀한 전략으로 기술 주도권을 가져올 분야를 선택해 틈새시장 공략에 집중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아가 AI 세상을 살아갈 미래세대가 기술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AI를 활용한 교육 또한 서둘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사이자 안랩 창업자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AI가 발전하기 위해선 정보통신기술(ICT)에 못지않게 인문학도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인문학 기반 콘텐츠가 많아야 ’딥러닝’(데이터를 통한 기계 학습)을 시킬 수 있다”며 “조선시대에 이미 세계적인 수준의 기록 문화를 가지고 있었고, 방대하고 흥미로운 콘텐츠들이 번역이 되지 않은 채로 묻혀 있다”고 한국형 AI의 큰 잠재력을 평가했다.
안 의원이 최근 복원된 승정원일기(조선시대 왕명 출납을 관장하던 승정원에서 매일 취급한 문서와 사건을 기록한 일기) 중 멸문 가문 여식과 여종의 복수극을 예로 들며 “이런 콘텐츠를 드라마 ‘더글로리’ 다음 시리즈를 만들 때 써볼 수 있겠다”고 하자 좌중에선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안 의원은 “인문학과 한국어 연구에 제대로 투자를 한다면, 외국과 차별화되는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K방산'과 'K인공지능'의 연계 가능성을 모색하자는 언급도 있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한국은 KF-21 보라매를 통해 세계 여덟 번째로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했지만 그 과정은 험난했다”면서 “첨단 과학기술과 미래의 가치에 대한 투자는 성공 그 자체보다도 도전하는 과정과 이때 쌓이는 경험과 지식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급변하는 시대에서 한국이 도약하기 위해선 그간의 ‘패스트 팔로어’ 전략에서 벗어나 ‘퍼스트 무버’ 및 '기술 선도국'으로 발돋움해야 한다”며 “국회도 한국포럼에서 나올 통찰에 기반해 새로운 미래의 밑그림을 그려 갈 것”이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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