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국포럼] 이광형 KAIST 총장 강연
세계적 반도체 기술과 포털 인프라가 강점
약점 인정하고 국가·권역별 협력 강화하면
동남아·아랍권 아우를 AI 산업계 구축 가능
"세계적인 반도체 기술력에 더해 독자적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유한 한국은 미국과 중국이 양분하려는 인공지능(AI) 산업에서 자체 영역을 구축할 수 있는 세계 3대 국가 중 하나입니다."
이광형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총장이 2일 한국일보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2024 한국포럼'에서 우리나라 AI(K-AI)의 잠재성을 높게 평가했다. 'AI 시대의 우리의 전략'을 주제로 발표한 그는 "기술은 있지만 자본과 시장이 작은 한국은 국제적 연대 전략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움직임으로 이 총장은 지난달 네이버, 미국 인텔과 손잡고 설립하기로 한 '네이버·인텔·카이스트 AI 공동연구센터'를 소개했다. 현재 AI 산업은 엔비디아가 주도하는 AI 모델(거대언어모델 트랜스포머) 기반 위에 반도체, 패키징, 반도체 운영 소프트웨어, AI 응용 서비스가 차례로 수직적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인텔은 AI 반도체를 최적의 환경에서 구동하기 위해 카이스트, 네이버클라우드와 오픈소스용 첨단 소프트웨어 개발을 본격화한다. 이 총장은 "엔비디아에 대항할 차세대 AI 모델 연구개발과 맞물려 클라우드·포털을 갖춘 네이버, 반도체 기술을 보유한 인텔과 함께 새로운 AI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며 "이처럼 각기 강점을 확보한 생태계 구성 요소끼리 연합하는 게 한국이 따라야 할 AI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한국이 충분히 독자적 AI 생태계를 이끌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고, 구글이 아닌 자체 포털(네이버)을 갖춘 4대 국가(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를 기반으로 한 상거래, 헬스케어, 컨설팅 등 AI 응용 서비스는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는 분석이다. 이 총장은 K-AI가 동남아시아와 아랍권을 아우른다면 미주·유럽 중심의 미국, 중화권의 중국과 더불어 "AI 산업의 천하삼분지계"가 될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이를 위해 국제연대와 국가적 집중 투자를 이 총장은 제안했다. 시장 규모나 자본의 한계와 향후 AI 전쟁을 좌우할 에너지 문제에 약점을 인정하고 국가·권역별 협력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이 총장은 "AI가 글로벌 주도권을 재편하는 가운데 포털 영향권인 동남아, 아랍권 그리고 미국 비주류와의 연대로 (약점을) 극복할 수 있다"며 "과거 자동차·조선·철강·반도체 등을 국가에서 지원했던 것처럼 한국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집중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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