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배 넘게 뛴 양배추 가격
겨울에 눈, 비 많이 온 탓
정부 "비축물량 최대로 풀었다"
서울 용산구에서 닭갈비집을 하는 김선희(55)씨는 최근 한 달간 양배추 양을 반으로 줄이는 대신 떡이나 우동 사리를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김씨는 "3월 말부터 가격이 슬슬 오르더니 한 상자(8㎏)에 2만 원을 넘긴 상황이라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마음 같아선 아예 빼고 싶은데, 닭갈비에 양배추가 없다는 게 말이 안 되기 때문에 양을 줄였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의 한 보쌈집은 배춧값이 너무 올라 보쌈용 생배추 추가 가격으로 접시당 2,000원을 받고 있다.
음식을 만드는 사람도, 이를 사는 사람도 고공 행진 중인 채소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6월부터 가격이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추, 양배추 등 주요 채소 도매가격은 겨울철 작황이 좋지 않은 탓에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었는데, 출하량이 점차 늘어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양배추 도매가격(8㎏)은 2만46원으로 1년 전(9,639원)보다 112.3% 높았다. 한 달 전만 해도 1만5,000원대였던 양배추는 최근 2만 원까지 치솟았는데, 농식품부는 다음 달 노지 양배추가 출하되면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배추도 마찬가지다. 10㎏당 1만8,280원까지 오른 배추 도매 가격은 4월 하순부터 시설재배 물량이 풀리기 시작하면서 점차 내려갈 전망이다.
농식품부는 최근 급등한 채소 가격의 원인을 겨울철 작황 영향으로 봤다. 2, 3월 눈·비가 잦아 채소 생산량이 줄고 농산물 품질이 저하된 데다 재배면적까지 감소하면서 지난달 주요 채소 가격이 급등했다는 것이다. 농식품부는 "가격 상승에 대응해 정부 비축 품목인 배추, 무 등을 시장에 지속 공급하고 있다"며 "특히 배추는 봄철 역대 최대 물량을 방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달 최근 5년 평균보다 4.7배 많은 비축 배추 물량(4,654톤)을 시장에 풀었다.
겨울 무도 마찬가지다. 수확기에 잦은 비로 품질이 저하되고, 시설 재배면적도 전년보다 감소했다. 다음 달 중순 이후 전북 고창 등에서 노지 재배량이 본격 출하되면 점차 평년 수준으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근은 여름 당근이 출하되기 전까지 당분간 가격이 높을 전망이다.
박순연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식탁에 자주 오르는 배추, 무, 대파 등 채소류의 조속한 수급안정을 위해 봄철 생육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며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당근, 양배추 등 일부 품목은 할당관세를 추진해 물가 부담을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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