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 "휴진 교수 없다"·아산 "참여율 낮아"
정부 "전공의·전임의 복귀 인원 증가 중"
경증환자 대형병원 이용 자제 거듭 당부
빅5 병원(5대 상급종합병원)에 속하는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 교수들이 집단 휴진을 예고한 3일, 휴진 참여율은 낮았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진료를 중단한 교수들이 병원에서 피켓시위와 세미나를 진행했지만 현장에서 체감되는 불편은 크지 않았다. 정부는 병원으로 복귀하는 전공의와 전임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진료현장 복귀를 재차 촉구했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는 이날 한국일보에 "교수협의회에서 휴진을 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실제로 휴진한 교수는 없었다"며 "정상진료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측도 "휴진에 참여한 교수의 비율은 높지 않다"며 "전주 금요일과 비슷한 수준으로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도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40개 의과대학 소속 88개 대학병원을 조사한 결과 87개 병원이 정상 진료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와 서울성모병원 교수협 비대위는 각각 이날을 기점으로 주 1회 휴진할 것을 소속 교수들에게 권고했다. 전공의 이탈 장기화에 따른 의료진의 탈진과 이로 인한 의료사고 우려가 집단휴진 명분이었다. 울산대병원, 충남대병원, 원광대병원, 전남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등 지방 대학병원 교수들도 이날 휴진을 예고해 10곳 안팎의 병원에서 진료 차질이 우려됐었다.
하지만 휴진 참여 여부를 교수 개인의 판단에 맡긴 상황에서 교수들이 소속 병원의 진료 유지 요청, 진료 일정 변경상 어려움 등으로 대부분 참여하지 않으면서 의대 교수들의 집단행동은 '찻잔 속 태풍'에 그치는 분위기다. 또 다른 빅5 병원인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교수들도 다른 6개 대학병원과 함께 지난달 30일 휴진을 시행했지만 참여율이 높지 않아 의료현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서울아산병원 휴진 교수들은 이날 오전 9시 병원 신관 앞에서 의대 증원 백지화를 요구하는 피켓 시위를 한 뒤 ‘2024년 의료대란과 울산의대 교육 병원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세미나를 진행했다. 최창민 울산대 의대 교수 비대위원장은 "첫 휴진이라 이번에는 요일을 정했지만, 다음부터는 교수들이 각자 사정에 맞춰 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미약하지만 전공의 복귀 움직임이 감지된다고 설명했다. 박 차관은 중대본 브리핑에서 "전체 레지던트 약 9,900명 중 근무 인원이 지난달 30일 570명에서 이달 2일 590명으로 늘어났다"고 밝혔다. 다만 "소수의 레지던트가 어렵게 복귀한 만큼 이들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며 병원별 복귀 현황은 밝히지 않았다.
전임의 계약률도 의사 집단행동 초기에 비해 높아졌다. 이달 2일 기준 100개 수련병원 전임의 계약률은 65.8%로, 전공의 집단사직 직후인 2월 29일(33.6%)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빅5 병원은 68.2%로 더 높았다. 박 차관은 "집단행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건 없다"며 "본인의 자리로 돌아와 환자를 돌보고 보건의료정책 개선 논의에 참여하는 전향적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중대본은 다음 주부터 군의관 36명을 주요 병원에 추가로 파견한다고 밝혔다. 현행 비상진료체계에서 파견 군의관·공보의 426명, 진료지원(PA)간호사 1만165명이 활동하고 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중대본은 비상진료체계가 장기화되면서 경증환자의 상급종합병원 이용이 도로 증가할 조짐이 보인다며 "앞으로도 더 위중한 환자를 위해 대형병원 이용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경기 고양시 국립암센터에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하면서 "암 진료 협력병원 68개소를 운영하는 등 암환자들이 제때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진료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복지부는 47개 상급종합병원 진료부원장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환자의 입원·수술 일정이 갑자기 연기되는 일이 없도록 병원별 비상진료대책을 점검하고 필요한 지원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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