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용산 대통령 따로, 여의도 대통령 따로 있는 정국"

6일 채널A 라디오 나와 비판 발언
"이재명, '여의도 대통령'이라는데"
"국회 권한 강해... 공약 실현 지장"
"'나·이 연대', 고약한 프레임" 일축

나경원 국민의힘 당선자가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4선 이상 중진 간담회를 마친 후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나경원 국민의힘 당선자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용산 대통령이 따로 있고, 여의도 대통령이 따로 있는 정국"이라고 비판했다.

나 당선자는 6일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지금 이재명 대표가 여의도 대통령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야당이 실권을 장악해 국정 운영이 어려워졌다고 주장했다. 나 당선자는 현 정부의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실행에 제동이 걸린 점을 언급하며 "국회의 권한이 굉장히 강해 윤석열 대통령이 내놓은 많은 공약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의도 대통령 시대이고,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이 대표 1당 체제로 확실하게 굳어졌다"고 지적했다.

나 당선자는 민주당에 대응하기 위해 협상과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원내대표 선거만 해도 단독 출마, 단독 당선으로 소위 이 대표의 1당이 된 이 민주당을 상대로 여의도 안에서는 저희가 적어도 야당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입법 독주를 하겠다는 민주당에 대응하려면 강인함과 유연함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며 "협상과 투쟁 투 트랙으로, 민심의 귀는 열려 있되 해야 할 일을 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야당에 대한 용기도 필요하겠지만 대통령에 대한 용기도 당연히 필요하다"며 차기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나 당선자는 원내대표 후보인 이종배·송석준·추경호 의원을 향해 "모두 행정고시 출신의 '정책통'"이라며 "용기를 내줘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세 후보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 '친윤'으로 분류된다.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이철규 의원 불출마를 두고는 "당의 중진이시다보니 다른 역할로도 충분히 역할을 하실 수 있지 않겠나"라며 "꼭 자리가 있는 역할이 아니더라도 물밑에서 의원들의 의견을 모은다든지 등의 역할을 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원내대표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가 끝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다만 '나·이 연대(나경원 당대표·이철규 원내대표)설'이 불거진 데 대해선 "지난 전당대회 때의 '김장 연대(김기현-장제원)'를 생각하게 하는 고약한 프레임"이라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나 당선자는 "민심, 당심에 역행되는 흐름을 억지로 만든 것이 김장 연대라고 많이들 기억하시지 않나"라며 "이 의원이 초기에 나보다 더 강하게 부인했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선 "제 역할에 더 집중을 하다 보면 오히려 제가 (당의) 미래에 대한 고민이 안 될 것 같다", "내가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까지 고민의 속도가 가지 않았다"고 말하며 확답하지 않았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