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의료진이 쿠웨이트 현지에서 중동 최초로 갑상선 로봇 수술을 선보이며 한국의 우수한 술기(術技)를 해외로 전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분당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지난 1월 정우진 이비인후과 교수팀(신솔지, 박지혜 간호사)은 쿠웨이트 보건복지부의 초빙을 받아 로봇 수술 술기 전수를 위해 ‘셰이크 자베르 알 아흐마드 알 사바 병원(Sheikh Jaber Al-Ahmad Al-Sabah Hospital)’을 방문, 갑상선 로봇 수술을 성공적으로 집도했다.
갑상선 로봇 수술은 귀 뒤나 구강 등을 통해 수술하므로 목 앞쪽에 절개창을 내는 기존 절개 수술과 비교해 눈에 띄는 흉터가 남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쿠웨이트를 비롯한 중동 국가에는 아직까지 갑상선 로봇 수술을 집도할 수 있는 숙련된 전문의가 없어 현지 환자들은 이러한 치료를 받을 기회가 없었다.
한국에서 정우진 교수에게 로봇 수술을 교육받은 자베르 알 아흐마드 병원의 람라 모함마드 전문의가 현지에서 로봇 수술을 시행하기에 앞서 쿠웨이트 보건복지부가 정우진 교수를 직접 쿠웨이트로 초청해 집도 과정을 선보이기로 하며 이번 해외 원정 수술이 이뤄졌다.
수술을 받은 환자는 양측 갑상선 종양을 앓고 있는 30대 쿠웨이트 현지 여성으로, 정우진 교수는 양측 후이개 접근법(귀 뒤를 절개해 접근하는 로봇 수술 방식)으로 양측 갑상선을 모두 제거하는 데 성공했다.
수술용 로봇 다빈치를 공급하는 미국 인튜이티브 서지컬사에 따르면 이번 수술은 쿠웨이트는 물론 중동 최초로 시행된 갑상선 로봇 수술이다. 이는 로봇 수술 분야에서 선도적 입지를 다져온 한국 의료 위상을 확인한 성과로 의미가 깊다.
정우진 교수는 “갑상선 로봇 수술은 갑상선암이나 종양이 크게 진행되지 않은 환자에서 목 앞쪽에 큰 흉터를 남기지 않고자 할 때 표준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시행하는 수술법”이라며 “중동 여성들의 수술 후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첨단 술기를 전파할 수 있어 매우 뜻 깊었다”고 했다. 정우진 교수의 원정 수술은 쿠웨이트 국영 방송 KTV 뉴스에 방영됐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