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 취임 125일 …기자들과 간담회 개최
에너지 공기업 적자에도 요금 1년째 동결
"인상 시점 찾는 중"…11차 전기본 곧 발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반도체 제조 산업에 대한 직접 보조금을 지급하기보다 기금을 통한 금융지원 방식이 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장관은 취임 125일째인 7일 세종시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보조금은 계속 나오는 얘기인데 보조금으로 주는 것은 국회에서도 쉽지 않고 여러 어려움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단순히 대출보다 기업들이 장기 투자를 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려고 한다"며 "반도체에 국한되는 게 아니라 첨단산업, 이차전지, 바이오, 디스플레이 등 전략 산업을 키우는 데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첨단 산업 기금 형태로 만들려고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반도체 산업에 대해 보조금이 아닌 세제·금융 지원이 더 적절하다고 밝힌 데 이어 주무부처인 안 장관 또한 반도체 보조금 지급에는 선을 그은 셈이다. 최근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서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이 공격적으로 관련 업계에 보조금을 주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도 적극적으로 인센티브를 주길 바라는 관련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보조금은 사실상 원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격 측면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해외 경쟁 업체들과 비교해 치열한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장관은 에너지 공기업의 적자가 수조 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1년째 동결된 전기·가스 요금과 관련, "요금 정상화는 반드시 해야 하고 시급하다"면서도 "아직 중동 상황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계속 주시하면서 전기·가스 요금 인상의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물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요금이 오르면) 산업에 대한 부담이 크다"며 "소비자, 민생에 직격타일 뿐 아니라 산업에서도 우려하고 있어 상당히 종합적으로 균형을 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 산업 발전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무탄소 에너지인 재생 에너지와 원전을 함께 확충하겠다는 입장도 강조했다. 안 장관은 "재생 에너지와 원전을 균형 있게 키운다는 방향은 명확하게 세워놓고 있다"며 "원전 생태계를 복원해 잘 활용하되 태양광과 해상 풍력도 체계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정부는 이달 중 2038년까지 중장기 전력 수요 전망 및 이에 따른 전력 설비 확충 계획을 담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실무안과 재생 에너지 보급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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