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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향한 새 도전 ‘그린-알코올’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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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향한 새 도전 ‘그린-알코올’ 경제

입력
2024.05.09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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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디지털이노베이션 대상] 기고

민병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청정신기술연구본부장

민병권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청정신기술연구본부장

에너지는 문명과 인류의 풍요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근본임을 누구도 부정 못할 것이다. 하지만 에너지는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에 기반한 열의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오염과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 각국은 태양, 물, 바람과 같은 청정재생 전기에너지 사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50년까지 탄소중립 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전체 에너지의 거의 절반을 전기가 차지하고, 전기의 60% 이상은 태양광, 풍력 등의 청정에너지로부터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기만으로는 부족한 에너지 수요는 수소 및 액체연료가 담당할 것이다.

수소의 경우 화석연료 중심의 그레이 수소가 아닌 청정전기로 물을 분해해 생산되는 그린수소에 관한 관심과 기술 개발이 지속되고 있다. 수소는 너무 가벼운 기체라 생산된 수소를 저장하거나 운반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소를 암모니아 또는 액체수소화합물에 저장하는 기술과 그린수소를 이산화탄소 등과 반응하여 청정액체연료를 생산하는 이퓨얼(e-fuel)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서 고민할 점은 그린수소와 청정액체연료를 생산하는 데는 막대한 양의 청정전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2050년 전기 수요를 충당하려면 464G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서울의 10배 면적에 설치해야 한다고 한다. 과연 그린수소나 청정액체연료 생산이 현실적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 바로 탄소포집전환(CCU, Carbon Capture and Utilization) 기술이다. 이를 활용하면 화력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으로 배출되기 전에 포집하여 우리가 쓸 수 있는 메탄올이나 포름산과 같은 유용 화합물로 전환할 수 있다. 따라서 기존의 화석연료 발전을 통해 전기를 확보하고 이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청정 전기를 활용한 CCU 기술을 통해 유용한 화합물로 전환한다면 충분한 전기를 확보하면서도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순환 에너지 생태계 형성이 가능하게 된다.

최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는 그린수소 경제와 상호 보완적이며 탄소중립을 견인하기 위한 ‘그린-올(알코올) 경제’를 제시했다. ‘그린-올 경제’는 CCU 기술을 에너지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새로운 개념의 에너지경제 모델로, 화력발전소나 제철소 등에서 배출되거나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후 이를 청정전기로 전기화학반응을 일으켜 유용한 화합물, 특히 그린-알코올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이다.

가장 대표적인 생성물인 메탄올은 암모니아와 같이 액체수소화합물로 활용될 수 있어 그린수소가 필요한 곳에 수소를 쉽게 공급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 또 다른 생성물인 에탄올은 가솔린과 혼합하거나 그 자체로 자동차 연료로 사용할 수 있어 기존의 자동차 엔진 시스템을 유지하면서도 탄소중립형 수송 에너지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비행기나 선박 등의 대형 운송 수단의 에너지원도 생산할 수 있다.

이러한 그린-올 경제 구현을 위한 많은 핵심 요소 기술들이 이미 실험실 규모에서는 개발이 완료되고 원천기술들도 확보된 상태이다. 이러한 기술들이 향후 실용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업들이 적극 참여해 추가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그러자면 실증연구 플랫폼이 절실하다. 이제 2050 탄소중립 구현을 위해서 CCU 기술의 실증에 정부, 기업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지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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