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언론 보도… "'공범' 한창준 명의로 구입"
"한국 대사관 인근 29억 원 상당 고급 아파트"
'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 권도형(33)씨가 몬테네그로에서 붙잡히기 전까지 인접국 세르비아의 한 고급 아파트를 구매해 도피 생활을 해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세르비아 현지 매체 노바는 6일(현지시간) 권씨가 도피 중 수도 베오그라드의 부촌인 데디네에 있는 고급 아파트 '앰배서더 파크'의 복층형 한 채를 구매해 몇개월 동안 거주해왔다고 보도했다. 이 아파트는 권씨의 측근인 한창준 테라폼랩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200만 유로(약 29억3,000만 원)에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노바는 전했다.
권씨와 한씨가 이곳에 거주하던 시기는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의 적색 수배 명단에 올랐을 때다. 이후 한씨는 먼저 국내로 송환돼 구속 기소됐다.
또다른 현지 매체 DL뉴스는 이 아파트가 외교관과 부유층이 거주하는 고급 아파트 단지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권씨가 은신했던 아파트가 주세르비아 한국 대사관에서 차로 6분 거리에 있었다며, "한국 당국은 세르비아 현지 경찰과 협력해 권씨를 추적하고 있었지만 그들이 상상했던 것보다 (권씨는) 훨씬 더 가까이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테라폼랩스 창업자인 권씨는 테라·루나 폭락 사태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다. 그는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로 넘어왔고, 지난해 3월 23일 현지 공항에서 가짜 코스타리카 여권을 소지하고 두바이로 가는 전용기에 탑승하려다 체포됐다. 도피 생활 11개월 만이었다.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몬테네그로에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은 권씨는 지난 3월 23일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뒤 외국인수용소로 이송된 상태다. 미국과 한국 중 인도국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인데, 권씨는 줄곧 중형이 예상되는 미국행 대신 한국 송환을 희망하고 있다.
권씨는 테라·루나의 폭락 위험성을 알고도 투자자들에게 이를 숨긴 채 해당 화폐를 계속 발행한 혐의 등으로 미국 뉴욕 연방 검찰로부터 기소됐다. 2022년 테라·루나 폭락 사태는 전 세계 투자자들에게 50조 원가량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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