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언돔' 등 방어 무기는 지원 약속했지만
"라파 지상전은 그냥 그릇된 일, 포탄 못 보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지상전을 개시할 경우 포탄 등 공격용 무기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가자지구에서 민간인들이 폭탄과 다른 공격 방법에 의해 죽어가고 있다"며 "만약 그들(이스라엘)이 라파에 진격하면, 아직 라파로 가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들이 지금까지 라파와 다른 도시들을 다루는 데 사용했던 무기를 지원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해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을 적극 지지해 왔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불어나며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와 미국 내 비판이 커졌는데, 이는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에게도 부담이다. 팔레스타인 측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이번 전쟁에서 사망한 팔레스타인인은 지금까지 3만4,800명이 넘는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최남단에 위치한 도시 라파 진격을 여러 차례 공언하며 긴장을 더욱 고조시켰다. 라파에는 140만 명 이상의 피란민이 몰려 있어 라파 지상전이 현실화할 경우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예견된다. 이 때문에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라파 진격을 줄곧 만류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에 방공무기체계 아이언돔 유지 등 방어 무기 지원은 이어갈 것이라면서도 라파 진격은 돕지 않겠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아이언돔과 중동에서 최근 발생한 공격에 (이스라엘이)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유지하는 것은 확실히 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것(라파 지상전)은 그냥 그릇된 일이다. 우리는 무기와 포탄을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비비(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시 내각에 그들이 인구 밀집 지역으로 진입하면 우리의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스라엘로 폭탄 수송을 중단한 사실을 언급하며 "그 폭탄과 인구 밀집 지역을 공격하는 다른 방법들로 가자지구 민간인들이 살해됐다"고 중단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앞서 AP통신 등은 바이든 행정부 당국자를 인용해 미 정부가 지난주 이스라엘로 가는 폭탄 선적을 중단했다고 전한 바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도 이날 미 상원 청문회에서 이스라엘의 라파 진격을 막기 위해 폭탄 수송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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