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S 출연금 지원 연장 조례안, 6월 1일에 폐기
TBS "직원 고용 보장 위해선 'TBS'라는 이름 고집 않겠다"
TBS TV와 FM, 영어방송 분리 매각 가능성도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 교통방송의 출연금 지원 연장 노력이 사실상 좌초됐다. 서울시의회가 이달 중 임시회기를 열어 출연금 지원 연장 조례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낮은 데다, 다음 달 중순에 열릴 정기회기에선 해당 조례안을 아예 논의조차 할 수 없어서다. 막다른 골목에 몰린 TBS는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할 수 있다면 ‘TBS’라는 이름을 버릴 수도 있다는 뜻까지 내비쳤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시의회에 발의된 ‘TBS 설립 폐지에 대한 조례 개정안’은 6월 1일을 기점으로 폐기된다. 해당 조례안은 TBS 출연금 지원 폐지 기한을 기존 2024년 6월 1일에서 9월 1일로 3개월 연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하지만 지난달 말 열린 ‘제323회 임시회기’에서 본회의는 물론 상임위원회에조차 상정되지 못했다. 김현기 시의회의장 등 국민의힘 의원들이 여전히 지원 연장을 강력 반대했기 때문이다.
TBS 출연금 연장을 위해 서울시가 발의한 조례안이 다음 달 1일을 기점으로 폐기되면 그달 18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제324회 정기회기’에서 해당 조례안을 논의하는 건 불가능하다. 김홍찬 서울시 홍보담당관은 “서울시가 TBS에 출연금 지원을 연장해주는 건 사실상 끝났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출연금 지원 연장에 실패하면서 TBS는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됐다. TBS는 서울시에서 연간 350억 원 정도의 출연금을 지원받아 왔다. 당장 다음 달부터 직원들의 월급을 주기 어려워지면서 방송 송출을 위한 필수 인력을 제외하곤 모두 무급휴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TBS는 기존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할 수 있다면 ‘TBS’라는 브랜드를 버리고 케이블 채널인 TBS TV, 영어 라디오방송인 TBS eFM, 정규 라디오방송인 TBS FM 95.1이 각자도생 하는 길을 택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달 29일 열린 제323회 시의회 임시회기의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회의에선 이종환(국민의힘) 위원장이 길기연 서울관광재단 대표이사에게 TBS TV의 인수를 제안하기도 했다. 서울관광재단은 홍보 영상 외주 제작을 TBS TV에 맡기는 데, 1년에 100억 원 정도의 예산을 쓴다. 해당 예산으로 TBS TV의 전문 방송인력을 흡수해 운영한다면 더 효과적이지 않겠냐는 지적이었다.
eFM의 경우 영어 라디오방송으로 공익적 목적이 커서 서울시가 인수해 운영하는 게 나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금대역대 주파수인 TBS FM 95.1은 민간 투자자를 찾아 매각하자는 것이다. TBS 관계자는 “현재 가장 중요한 건 TBS 직원들의 고용 보장”이라며 “필요하다면 TBS라는 이름을 고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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