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판 방해·압박 행위 자제해야"
"2035년 의사 1만명 부족은 공통 의견"
의대 증원 여부를 가를 법원의 결정을 앞두고 공방 수위를 높이고 있는 정부와 의료계가 이번에는 정부가 법원에 제출한 '2,000명 증원' 근거 자료의 타당성을 두고 논쟁을 벌였다. 의사 측은 정부 제출 자료를 모두 공개하며 "2,000명 증원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고, 정부는 의사들이 자료 공개로 재판부를 부당하게 압박하는 한편 일부 자료를 왜곡해 선동하고 있다고 맞받았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대한의학회는 13일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법원에 2,000명 증원 근거로 제출한 자료가 기존 보고서 3개 외엔 없었다"며 "더 이상 정책 폭주로 인한 의료농단은 없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국가의 대계는 주술의 영역이 아니다"라며 "과학적 근거와 치열한 논쟁을 통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 측 대리인 이병철 법무법인 찬종 변호사는 이날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및 의료인력전문위원회 회의록, 의학교육점검반활동보고서 등 정부가 지난 10일 법원에 제출한 자료를 공개했다. 이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제출된 자료 중 2,000명 증원이 언급된 건 발표 당일 열렸던 2월 6일 보정심 회의록뿐"이라며 "한두 개 자료를 제외하고는 이미 공개된 언론 기사와 보도자료로, 2,000명 증원의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소송자료 공개를 '재판 방해'라고 비판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의사 측 대리인이 여론전을 통해 재판부를 압박해 공정한 재판을 방해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전체 내용은 생략한 채 일부만 강조하는 등 왜곡 전달할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박 차관은 "소송 상대방으로서 이견이 있다면 절차를 통해 제출하고, 재판부 결정 전까지 무분별한 자료공개를 삼가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중대본은 브리핑에서 2,000명 증원 이유를 재차 설명했다. 박 차관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KDI(한국개발연구원), 서울대 보고서 모두 2035년 의사 1만 명 부족을 예측했다"며 "연구자들이 제시한 증원 규모가 정확히 2,000명은 아니었지만 증원 시기, 규모, 방법 등은 정책적 결정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박 차관은 "필수의료 위기가 심각하고 의대 교육과정이 6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의사 확충을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5년간 의대 정원 2,000명을 늘리면 신규 의사가 2031년부터 2035년까지 매년 2,000명, 총 1만 명이 더 공급된다"고 말했다. 전병왕 보건의료정책실장은 "대학별 수요조사를 통해 집계한 당장 증원할 수 있는 규모(2,151명)도 고려한 수치"라고 부연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