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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서 '팔레스타인 지지' 낙서... 국내 대학가도 '친팔-반팔' 갈등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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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대서 '팔레스타인 지지' 낙서... 국내 대학가도 '친팔-반팔' 갈등 확산

입력
2024.05.14 17:02
수정
2024.05.14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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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5곳서 親팔레스타인 낙서 발견
학교 측 "사실 조사 후 법적 대응 검토"
대학가 팔 연대 시위, 반대 기류도 비등

13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교내 도로에 '인종학살 멈춰라(위)', 'GAZA(아래)' 등 가자전쟁을 규탄하는 글씨가 쓰여 있다. 오세운 기자

13일 서울대 관악캠퍼스 교내 도로에 '인종학살 멈춰라(위)', 'GAZA(아래)' 등 가자전쟁을 규탄하는 글씨가 쓰여 있다. 오세운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길어지면서 미국 사회는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반전 여론과 전쟁의 정당성을 옹호하는 그룹으로 두 쪽 났다. 여파는 지구촌 전역으로 미쳤다. 국내에서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친(親)팔-반(反)팔' 갈등이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서울대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가 최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을 규탄하는 낙서를 교내에 게재했다. 이미 여러 대학에서 팔레스타인에 연대를 표하는 반전 시위에 맞서 이견을 가진 학생 간 대립이 고조된 상황이다.

"표현의 자유" vs "공익에 반해"

14일 서울대에 따르면 교내 학생회관, 관정도서관, 인문대학관 등 5곳에 팔레스타인 지지 문구로 추정되는 'GAZA♥(가자지구·팔레스타인 영토의 서부 지역)', '인종학살 멈춰라', 'HANDS OFF RAFAH(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손 떼라)' 등의 낙서가 쓰여 있다. 학교 측이 셔틀버스 정류장쪽 낙서만 제거했을 뿐, 나머지 낙서는 지금도 남아 있다. 서울대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등을 거쳐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낙서 게시자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낙서는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수박'이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박은 관악캠퍼스 자하연 앞에서 13일부터 일주일간 텐트 농성 중이다. 수박 관계자인 서울대 재학생 이시헌씨는 "동아리 차원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농성을 시작하기 전에 작성한 것"이라며 "낙서라기보다 분필로 작성해 비가 오면 금방 지워지는 만큼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학교 구성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자유전공학부 재학생 우모씨는 "낙서 방식이 공공의 이익에 반해 표현의 자유로 보기 어렵다"는 의견을 표했다. 반면 인문계열 재학생 이모(20)씨는 "동아리가 작성한 낙서는 타인에게 큰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서 "신념과 의견을 표출하는 건 개인의 자유이고, 대학사회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활동"이라고 강조했다.

"연대해야" "뭘 잘했다고" 여론 양분

13일 오후 서울대 관악캠퍼스 자하연 앞에서 교내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수박 측이 텐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오세운 기자

13일 오후 서울대 관악캠퍼스 자하연 앞에서 교내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수박 측이 텐트 농성을 벌이고 있다. 오세운 기자

낙서 사태와 맞물려 서울대 내 가자전쟁 관련 갈등은 더욱 증폭되는 분위기다. 올해 2월 수박 측은 팔레스타인 지지 포스터 여러 장이 훼손된 것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수사 결과, 이스라엘 국적의 음대 소속 A교수가 포스터에 스프레이를 뿌리는 장면이 포착돼 재물손괴 혐의로 송치됐다. 그러자 A교수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A교수님을 지지하는 학생 일동'은 7일 대자보를 통해 학교 및 수사당국이 그를 부당하게 처벌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서울대만이 아니다. 이미 가자전쟁 이슈로 국내 대학가 여론은 갈라졌다. 이날 연세대와 고려대에서도 팔레스타인 연대 농성 및 연좌 시위가 진행됐다. 15일엔 서울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앞에서 '나크바(이스라엘 건국에 따른 팔레스타인 주민 실향)' 76주년을 맞아 여러 대학 학생들이 참가하는 집회와 행진도 열린다.

하지만 거부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고려대 학내 커뮤니티에는 "팔레스타인이 뭘 잘했다고 연대하느냐" "팔레스타인은 아동학살의 주체인데 연대 대상이 맞느냐" 등 반대 게시물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연세대 커뮤니티에서도 "홍보물을 부착할 때 허가 도장도 안 받고 막 붙인다" 등 연대 활동을 못마땅해하는 기류가 읽힌다.

오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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