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신이었다 '저격수' 된 코언 변호사
"트럼프 승인받고 입막음 돈 건네"
트럼프, 아내 언급되자 고개 젓기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해결사'로 불렸던 핵심 증인 마이클 코언이 13일(현지 시간) 형사법정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시로 성추문 입막음 돈을 지불했다고 증언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날 코언은 법정 증인석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그냥 해(Just do it)"라며 입막음 돈 지급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코언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그의 뒷일을 은밀하게 처리해 충직한 '트럼프 해결사'로 통했다. 그러나 코언이 입막음 돈 지급 관련 건으로 2018년 연방검찰에 기소돼 1년 넘게 복역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는 단단히 틀어졌다.
이날 코언은 주택담보대출로 사비를 마련해 성추문 입막음 목적으로 대니얼스에게 건넸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 후 그에게 해당 금액을 변제했다고 말했다. 또 입막음 돈 지급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밀접하게 연관됐다며 "모든 것은 그의 승인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코언은 입막음 돈을 건넸던 2016년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보스'라고 불렀다며 "내 머릿속에 있었던 단 한 가지는 임무를 완수해 그(트럼프)를 기쁘게 하는 일이었다"고도 말했다.
코언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번 재판에서 받고 있는 혐의를 벗기 어려울 전망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니얼스의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2016년 코언을 통해 13만 달러(약 1억7,000만 원)를 지급하고, 이 비용을 법률 자문비로 위장해 회사 기록을 조작한 혐의를 받는다.
NYT에 따르면 코언이 증언하는 동안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래 눈을 감고 있었고 그를 거의 쳐다보지 않았다. 미국 CNN방송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코언이 그의 아내 멜라니아 여사를 언급했을 때 몇 차례 고개를 저어 불쾌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코언은 이날 법정에서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음담패설이 담긴 '액세스 할리우드' 테이프가 공개됐을 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성 유권자 표심 이탈은 걱정했지만 멜라니아 여사의 감정은 신경 쓰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약 6시간에 걸쳐 법정에서 증언한 코언은 다음 날(14일) 다시 법정에 출석해 증언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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