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격렬한 반대가 있을 거라 생각 못했다"
제약·바이오 사업 투자 확대 재확인
"말레이시아 증설 물량도 7년 가까이 이미 완판"
한미약품그룹과 통합이 무산된 OCI홀딩스의 이우현 회장이 14일 "한미약품 주주들이 OCI 역량이 부족하다고 여겼으니 통합에 반대하지 않았겠나 생각한다"며 "우리가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반성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OCI빌딩에서 OCI홀딩스 지주사 출범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 회장은 이날 직접 간담회를 진행하면서 한미약품그룹과 통합 무산에 대한 생각과 OCI홀딩스의 사업 전반을 설명했다.
앞서 1월 OCI홀딩스는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현물 출자 및 신주 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끼리 통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가 통합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고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통합을 지지한 모친 송영숙 회장 측과 경영권 확보를 놓고 표 대결을 벌인 끝에 통합은 없던 일이 됐다.
이 회장은 이날 "한미약품과 합병 실패 후 제일 성찰을 많이 한 부분은 OCI가 투자한다고 했을 때 회사가 더 좋아지겠구나 판단이 섰으면 한미약품 주주들이 지지하지 않았겠냐"며 "그러나 결사적으로 반대를 하면서 통합을 무산시켰으니까 그건 우리가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솔직히 저렇게 격렬한 반대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했다"며 "그런 부분에 대해 좀 반성을 하고 있고 다음에 이런 투자를 할 기회가 있을 경우에는 조금 더 면밀히 검토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미국·동남아 제약·바이오 기업에 투자"
이 회장은 한미약품 통합 무산에도 제약·바이오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OCI그룹은 2022년 부광약품을 인수하며 제약·바이오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 회장은 "제약·바이오 분야에 앞으로도 계속 투자하고 정진해야겠다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라며 "인수합병(M&A) 대상 기업은 ①투자했을 때 5년 이내에 페이백되고 ②영업이익률을 20% 이상 낼 수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③OCI가 집중적으로 사업을 펼치는 미국이나 동남아시아 (기업이) 될 것"이라고 꼽았다.
이 회장은 또 OCI그룹의 최대 주주이자 숙부인 이화영 유니드 회장, 이복영 SGC그룹 회장과 통합 무산 이후에도 관계가 좋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화영 회장(7.41%)과 이복영 회장(7.37%)은 OCI홀딩스의 1·2대 주주이고 이 회장(6.55%)은 3대 주주다. 이화영·이복영 회장은 한미그룹 통합에 찬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두 숙부님이 저를 믿고 지지해주고 있다"며 "무슨 드라마처럼 사이 안 좋은 것은 아니고 자주 찾아뵙고 상의도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끝으로 태양광 사업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이 회장은 "제일 주력하는 분야인 말레이시아 법인에 8,700억 원 정도 투자가 2026년까지 3년에 걸쳐 진행돼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2026년 이후 완공되는 증설 물량까지도 7년 가까이 아마 솔드아웃(완판) 상태로 계약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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